제21호 태풍’란’이 일본을 향해 북상하면서 일으키는 바람이 동해안의 강원도, 경북, 경남 그리고 부산지역에 강풍주의보를 발령케 했다.
늦은 아점을 먹고 출발한 청도가는 찻길은 차체가 휘청일 정도로 바람이 불어 제치면서 틈틈이 빗방울마저 뿌려서 와이퍼를 작동하면서 천천히 운행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과수원에 도착하니 햇살이 환하게 들이비춰서 환해졌지만 바람은 잦아들지 않았다.
작년에 감수확을 실패하고 망연자실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다시 한 해를 보내고 찾은 감밭에는 가을을 닮은 주황색 둥시감들이 가지마다 빼곡해서 동행한 동업자를 기쁘게 해 주었다.
한 시간 남짓한 기간 동안 씨알 굵은 감 두 상자와 은행열매 한 봉지를 수확하였으나 아직 감 딸 시기가 조금 빠른 것 같아 본 수확은 일주일 순연키로 했다.
밝은 햇살을 받으며 시원하게 불어제끼는 바람을 맞으며 둥시감과 은행알 일부를 거두었지만 소풍 나온 듯 좋아하는 동업자의 입이 귀에 걸린 모습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한 장면의 그림으로 기록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