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 연습을 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감을 따러 가잔다.
주말쯤이면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고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는 예보에 놀라 미루어 두었던 감을 따야 한다는데 두 말하면 잔소리가 될 터 오후 출발도 어찌할 수 없다.
청도행 도중에 포항 지진의 지진동을 차속에서 감지했고 재빠르게 재난경보도 호주머니 속에 급하게 울렸으나 설마 청도지역까지,,, 하면서 가던 길을 재촉했다.
과수원에 도착하니 산지로 둘러싸인 계곡에는 늦은 오후의 마지막 햇살이 홍시가 조롱조롱달린 감나무에 따뜻하게 비추고 있어 비람은 차갑지만 바라보는 눈은 따뜻한 홍시를 보는 듯했다.
급하게 처남까지 밭으로 불러 경운기를 대기시켜 놓고 어스름해질 때까지 10 그루의 감 수확을 모두 끝냈다.
아주 홍시가 되어 껍질이 흐느적거리는 것들은 가지에 그대로 남겨 놓아 까치밥이 되게 하거나 매실 전지 작업할 때 주전부리로 삼을 예정이다.
감꽃이 지고 열매가 달릴 무렵의 가뭄으로 씨알이 잘았으나 작은 상자에 다시 포장해서 여러분들께 가을 선물로 드릴 참이다. 수확 중 맛 본 홍시는 당도가 높은 편이었고 감씨를 감싸고 있는 쫀득한 육질의 차진 식감은 그저 그만이었다.
올 해의 농사도 그럭저럭 잘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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