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농업.농사일기)

봄비-이별

왼다리베드로 2018. 3. 8. 16:56

 

 

 

 

 

 

 

 

 

 

 

 

 

 

 

 

 

 

지난밤부터 내리는 봄비가 오후 3시쯤 잦아들기 시작하였으니 꽤 많은 양이 내렸다.

 

오전 11시에 도착한 농원의 연못 3곳은 만수가 되어 물이 넘치고 있었고 저수지 쪽에서 어제까지 들리던 고니 떼의 먹이활동 소리가 뚝 끊긴 데다가 안개까지 자욱하니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 그지없다.

 

온실 안의 화분에 심긴 꽃 연과 수련의 월동용 보온비닐을 벗겨낸 후 햇빛이 제일 좋은 온실의 정중앙에 화분들을 정리하고 그 옆으로 이랑 3열을 정비했다.

 

온실 안 작업은 비닐에 내리치는 빗소리가 귓가에 울리고 라디오에서는 유명 연예인의 촉촉하고 아리따운 목소리가 시를 읊거나 영화음악을 들려주거나 하고 있으니 시간이 흘러가는 줄 모를 지경이다.

내리는 봄비에 대한 지역별 현황도 수시로 알려주시는데 대구,안동지방과 제주도에는 함박눈으로 내리고 있다는 안내멘트도 날려주시니 고맙기도 하고 윗옷 한 꺼풀을 벗고도 땀을 흘리는데도 불구하고 봄 빗소리, 음악소리에 괜히 마음이 센티해지는 기분까지 맛봤다.

 

비가 잦아진 후 오늘 팔린 '처진올벚나무와 홍송'을 살펴보다가 덤불 속에서 수선화 한 가족이 빼꼼히 싹을 올리고 있었고 며칠 전 보아둔 상사화는 여러 곳에서 전부 새잎을 올리고 있다.

 

농원의 주인은 봄비가 내리는 오늘에사 나무 2 그루를 시집보내기로 모질게 마음먹은 것이다.

 

홍매화 꽃봉오리들이 빗방울을 그렁그렁 눈물처럼 머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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