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의 임랑해수욕장과 인접하고 동해남부선의 월내역과도 가까운 곳에 진입로를 둔 묘관음사를 찾았다.
111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입추를 지나고도 식을 줄 모르는 열기를 식힐 수 있는 곳은 바다가 아니라 깊은 산속에 있는 절집을 찾아보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었고 이 절집은 올초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신 도원 선생이 모셔진 곳이기에 동업자에게 뜻을 물었더니 선뜻 따라나서 주었다.
고속도 진영휴게소에서 바로 진입되는 기장행 신설 고속도를 타니 약 한 시간 만에 기장군 임랑에 도착하였고 일주문을 대신(?)하는 동해선 복선전철의 석조 횡단터널을 지나니 굵은 대나무밭이 나타나면서 절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규모가 그리 크지않은 대웅전이 정면에 있고 좌우로 요사체와 부속 전각이 배치된 아담한 절집이지만 현 조계종 종정이신 진제 선사를 배출하셨고 성철스님과 향곡스님 등 근대 불교계의 유명 스님들께서 거쳐가신 곳으로 이름난 절집이다.
불문곡직하고 주지스님께 면담을 신청하고 도원 선생과의 인연을 말씀드리니 스님은 선생과는 20여 년 전부터 인연을 맺으셨다 하시며 대웅전 안 옆 벽에 영표가 붙여져 있으니 간단한 예를 표하시라 하신다.
대웅전을 나와 절집을 둘러보니 여느 절집과는 달리 동백나무가 의외로 많이 심겨 있고 가지마다 발갛게 익고 있는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으며 요 사체 앞의 화단에는 거구를 자랑하는 파초 무리들이 한여름의 땡볕을 오롯이 받아 들고 서있었다.
멀리 보이는 고리원자럭발전소는 76년도에 갓 입사한 신출내기 신입사원 기술자로서 국내 처음으로 원자로 기초지반 조사하는 조사 현장에 투입되어 휴일도 없이 약 6개월 동안 출장 근무한 적이 있었으나 그 당시는'묘관음사'라는 이름조차 알지 못하다가 절집을 찾아들고 보니 지척에 두 곳의 인연지가 서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생겨버리다니,,,
세상만사가 소홀하게 다룰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