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삶터,쉼터

파초

왼다리베드로 2019. 7. 3. 05:30

 

 

 

 

 

 

 

 

 

 

파초에 관해서 세 번째 쓰는 글이다.

 

그럭저럭 잘 크던 집마당의 파초를 거실 앞이 허전하다며 올 초에 예전 키가 너무 커서 베어버린 종려나무가 있던 자리로 옮겨주었고 새잎이 나는가 싶더니만 언제부턴가 성장이 멈춘 것 같아 자세히 보니 성장촉에 민달팽이 여러 마리가 엉켜 있는 게 아닌가!

부랴부랴 농약을 뿌려도 별 반응이 없어 멀찌감치 여유 있게 밑둥치까지 잘라 주어도 영 회생의 기미가 없었다.

 

근 보름동안 애심 초사 들락거려 눈이 빠지게 들여다 보아도 그대로 겉껍질이 꺼멓게 변색되는지라 아까운 한놈 버리는가 싶더니 밑둥치 바로 옆에서 실 같은 촉이 배시시 올라오는 것을 보니 온몸에 소름이 싸악 끼칠 정도로 기뻤다.

잔디를 깎은 것들을 밑둥치 습기라도 잘 보습하라고 덮어 준지 닷새 후에 일어난 일이다.

 

지가 스러지고 새끼를 보내 준 것이다.

두번 다시는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으리라.

 

농원에는 지지난 겨울 화분에서 월동시켰던 애기 파초가 어른 키만큼 잘 자랐다.

'농촌- 삶터,쉼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 경매장  (0) 2019.07.06
주택신축-공사마무리  (0) 2019.07.04
주택신축-천정,석고보드벽,수전설비 완료  (0) 2019.07.01
장마  (0) 2019.06.26
주택신축-내부인테리어공사  (0) 2019.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