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국방송(KBS)의 '아침마당' 프로그램에 경기민요의 김영임 명창께서 출연하셔서 경기제 정선아리랑의 일부를 열창해 주셨다.
아침나절에 들어도 금방 눈가가 촉촉해지는데 동업자는 아침부터 청승 떤다고 핀잔 일색이지만 정선아라리에 푹 빠져 있는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당연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선언되고 외부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시국이 계속되니 혼자 놀기로 시작하여 농사일, 서예 등등에도 열중해봐도 여전히 시간이 남아돌기 시작했다.
우연히 조경소나무의 전지, 전정과 드릴 접목에 관한 유튜브를 시청 중에 중앙대학교 국악관현악단과 협연하는 김영임 명창의 풀버전 정선아리랑을 시청하면서 곡조와 가사 내용에 감동받아 끝내 눈물이 주르륵했던 후부터 정선아리랑의 근본을 찾기 시작했다.
인터넷서점을 검색하니 정선아리랑(김병하 김연갑 공저 1996)과 정선아라리(진용선 저 1995)를 찾아낼 수 있었다.'정선아리랑'은 문고판으로 공저자인 김병하 선생의 정선아라리를 지켜낸 생애와 정선지역의 아라리에 얽힌 산봉우리, 골짜기, 강과 여울에 관한 전설 같은 애환이 기술되어 있는 반면에 또 한 권의 도서 '정선아라리'는 시인 진용선 선생이 1,500여 수가 된다는 아라리의 가사를 발굴해 내는 과정이 사실적으로 기술되어 있으며 그것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였을 뿐 아니라 책 마지막에 가사의 첫 구절 찾기가 마련되어 있어 아라리 초학자들도 첫 구절의 가사만 잘 듣는다면 4 마디 2연의 전체의 가사 찾기가 매우 수월해진다.
정선아라리의 내력을 알게 된다면 배워볼 마음이 당연히 생길 것이다. 아라리를 들었을 때 '청승맞은 것이 아니라 구성지게 들려야 된다'는 조건이 전제될 수는 있다.
유튜브 검색에서 [정창관의 아리랑]을 구독 신청한 후 정선아라리를 검색하면 '정선제'의 아라리를 시청하실 수 있고 정선아리랑을 검색하면 '경기제'의 정선아리랑이 주로 검색된다. 즉 '경기제'는 서울 경기지역의 명창들이 아라리의 사설을 조합하여 창작한 정선아리랑이고 수십여 연간의 소리공부를 하신 전문 소리꾼이라야 소리 낼 수 있는 경기민요이고 '아라리'라는 말은 강원지역의 아라리 발원지역의 주민들께서 아리랑을 대신하고 있는 언어라고 할 수 있으며 대개 노동요이거나 돌림노래로 부르는 토속적인 민요로서 특별한 악기 없이 물 박장단이나 막대기를 두드리는 정도의 장단이면 충분하고 장단이나 반주음악 없이 독창도 가능한 아리랑이다.
1. 찾아들어 볼만한 아라리 가락은 다음과 같다.
*정선아라리(김병하 2006),*정선아라리(정옥선:김병하의 모친 2006),*정선아라리 헌정곡(김길자:김병하의 따님 2006)
*정선아리랑의 긴아라리(장석 배외 1988),*아라리(정선)-소리:함광선 박옥녀(2000년 MBC CD음반),*엮음아리랑, 강원도 정선아리랑 2017)
2. 정선아라리의 가락을 흥얼거려 볼 요령이시라면 [이현수 정선아리랑]을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선생의 무반주 독창도 즐기실 수 있고 애정, 처세, 무상 편으로 구분된 독창이나 시집살이 애환, 화투 관련의 대담조 가락도 들어 볼 수 있다. 또한 띄엄띄엄 정선군의 '아라리 전수관'에서 아라리 가락을 직접 교육하시는 동영상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 따라 부르기에 집중하신다면 몇 마디 정도는 흥얼거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참고로 이현수 선생은 정선 출신으로 <정선아라리의 전승현장과 변이 양상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신 분으로 현재 전수조교로서 후학들에게 아라리 전수에 노력하시는 명인이다.
큰어머님과 돌림노래로 엮은 녹화장면이나 정선 주막의 관광객과 놀이마당에서 부른 아라리 장면 등등 볼 만하고 들을 만한 아라리가 꽤 많이 수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