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째 농사일을 하다 보니 호미로 시작한 농기구 구입이 충전식 예초기, 전정기, 고지 엔진톱에다가 6m고가 알루미늄 사다리, 각종 멀칭 재료, 소나무 분 뜨기 기자재 등등 때문에 노동 후의 여가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농막이 그냥 창고로 변해 버린 지 오래다.
가끔 농원으로 놀러 오는 동업자와 식구들도 농원 방문 때마다 불평 섞인 건의사항이 조립식 선반을 설치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데도 농기구 정리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차일피일하였더니 큰아들 친구 몇 명이 들이닥쳐 이틀 만에 농막 안의 공간을 확 바꿔 놓았다.
정리기간의 이틀간 농원에 절대 오지 말라는 부탁 아닌 엄포(!)는 잔소리를 듣기 싫다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작업 후 농막 내부 공간을 살펴보니 모든 농기구와 자재들이 한눈에 보이도록 모두 적재적소에 노출되어 농기구나 공구 찾느라고 헤매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요약해 보면
1) 낫, 호미 등 각종 농기구는 입구의 거치대에 정렬되었고 농막 한복판에 있었던 화목난로는 왼쪽 창가로 바짝 붙였는데 화재방지를 위해 벽에 밀착해서 벽돌을 쌓아 단열 처리했다.
2) 용접기, 전동 철재 커트, 목공 원형 절단 톱 등 무게가 나가는 전동공구는 철재 선반의 최하단에
3) 충전용 전동 농기구와 각종 공구함은 철재 선반 중간의 2개 선반에 자리 잡았으며
4) 각종 농약류와 구급상자와 가벼운 공구함은 제일 위칸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철재 선반의 위에는 길이가 긴 충전용 고지 엔진톱 등을 올려놓아 찾기 쉽게 해 놓았다.
이제 농막 오른쪽 창문 쪽의 온돌마루가 깔린 침상의 절반은 누워서도 쉴 수 있고 앉아서는 5 명정도 식사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아들친구 중에 공간 정리의 달인이 있어 그 덕으로 지저분한 창고가 신박하게 정리되었다.
아들 친구들에게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언제든지 회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농막을 개방하는 특혜(?)를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