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새벽부터 내리는 봄비에 모란꽃이 젖어 고갤 숙였다.
알알이 빗방울이 맺혀 꽃잎을 펼칠 수 없고
애티 벗은 성숙한 몸매에 애초롬하고 알싸한 향기마저 빗방울 소리에 갇혀 조용하기만 하다.
그래도 좋은 걸! 비마중 나가야지.
하루, 이틀,
봄뜻을 헤아리지 못한게 무어 큰 일이라고,
야박스런 마음이지만 홍성 산불 다잡은 단비가 아니던가?
그리고 가뭄에 갈라진 남도 땅에도 갈증 풀어줄 정도라 하니 아니 기쁠수 없고,,,
먼산에는 비무리가 가득하고 내일 밤까지 단비는 이어질 거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