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삶터,쉼터

불멍

왼다리베드로 2024. 2. 10. 20:59

설날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농원 근처의 한우전문업장에서 우족사골 한벌을 구입하여 한우곰탕에 도전했다.

칠순을 바라보는 동업자의 제안에 맞장구를 치면서 소일거리로 '불멍의 특권'의 까지 누려보자고 시작하였지만 기실은 소나무 삭쟁이와 그루터기 등 땔감조달은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고 동업자의 소싯적 추억을 소환해 줄 의무까지 감당해야 하는 고된 일이었다.

동업자의 설명에 의하면 기계톱으로 절단된 우족은 먼저 초벌로 한소끔 한번 끓인 후 첫물은 버려야 잡내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고 두 번 째는 그득하게 물을 부어준 물의 양이 졸아들어 우족이 보이게 되면  삶아진 진국을 다른 용기에 퍼담아 낸 뒤 다시 물을 처음의 양만큼 부어주고 쉬지 않고 화력을 높여 다시 삶아준다고 한다.

그리해서 삶아진 2차 진국이 만들어지면 1차 진국과 2차 진국을 합하여 끓여내면 시원한 우족곰탕이 완성된다고 한다.

어제부터 시작된 곰탕 만들기 작업은 오늘까지 1차 진국이 완성되었고 내일 오후쯤이면 2차 진국이 더해진 시원한 한우곰탕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이틀 째  일해 본 소감은 불멍은 고사하고 아궁이에서 나오는 매운 연기에 눈물 콧물 범벅에다가 동업자의 지시를 받느라고 구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동업자의 작전에 말려든 감이 없지않다.
왜냐하면 여태까지 한숟갈의 곰탕맛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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