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송근주 제조작업을 착수한 날부터 1 년 4개월 만에 채주작업을 끝냈다.
어른 한아름이 벅찰 정도의 굵은 밑둥치에서 뻗은 가는 뿌리를 선별하여 이양주 술독 안으로 휘어 감아 넣기 위해 씨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상기되는데 호미자루를 쥔 손목은 발굴작업의 고고학자처럼 엄숙하게 황토흙을 조심스레 헤쳐가면서 술독머리까지 파 들어갔다.
제일 먼저 구리쟁반이 초록빛의 녹슨 모습으로 출현되었고 휘어 감아 술독으로 들어갔던 뿌리줄기까지 술독이 한지와 비닐로 감싸인 모습으로 노출되자 지켜보는 회원들 모두 한순간 조용해졌다.
온실비닐의 겉포장과 속지포장 한지를 벗겨내니 붉으스레 한 맑은 청주가 보였고 동시에 현장주위에는 일 순간에 달콤한 술향기에 옅은 신맛 향이 섞인 향기가 퍼졌는데 회원 몇 분은 송진 향이라고도 했다.
우선 종이컵 한잔으로 조금씩 나누어 시음하였고 모두들 최고의 목 넘김 전통주라고 만족했고 덧술을 한번 하였으니 이양주의 면목답게 제법 주도가 느껴졌다.
채주는 거름망으로 1회만 처리하였고 시판되는 막걸리 용기(1L)로 송근주(이양주 원주) 28병이 채주 되었다.(술독 용량:30L,채주량:25L)
약 2시간에 걸친 채주와 병입작업 후 예약된 갈치맛집에서 생수로 더 희석한 송근주를 반주삼아 약 1시간 동안 복습문답겸 식사 중 지도선생님께서 술독을 개봉하고 불그스레 맑은 윗부분 청주색을 딱 마주치니까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이 샘솟아 눈시울이 젖어들더라고 하셨고 회원 여러분께서 수고가 많으셨다고 하니 모두들 한 마디씩 하시는 말씀들도 혹시 '술이 잘 못되지 않았을까'하는 조바심으로 2 시간 동안 마음이 조마조마하였는데 시음잔을 맛보고 나서 성공하였다는 안도감을 느끼셨다고 하셨다.
기쁜 마음으로 인근에 개업한 대형카페에서 3차로 단합모임과 앞으로의 계획을 의논했다.
(송근주제조의 뿌리를 내어준 소나무의 모습을 덧붙여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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