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씩 하는 정기 건강검진을 하였다. 신 장을재니 작년보다 거의 일 센티가 줄게 측정된다.
"어째 키는 잴 때마다 줄어드는가?"간호사가 또박또박 대꾸한다."이번에 새로 도입된 최신장비입니다. 선생님의 정확한 신장 측정치입니다."
너무 사무적이다.
체지방 측정에서는 더욱 가관이다.
골근육 지수니 내장지방이니 복부지방이니를 묻지도 않았는데 로봇처럼 자동으로 설명하더니 "선생님은 십이 킬로그램을 빼셔야 합니다."하고 생긋 웃으면서 재미있다는 듯이 말한다.
체구가 조그마한 이간 호사는 하루에 몇 번이나 똑같은 말을 할까? 궁금하다.
저만치서 아내가 검진체 크리트를 들고 자신만만한 듯 다가오며 한마디 한다.
"나는 표준. 몇 킬로 빼래요?"
" 칠 킬로"
"피~"하고 입을 삐죽거린다. 다 알고 있다는 얘기다.
나는 더 이상 대꾸를 하지 않고 수면 내시경을 하러 간다.
여기저기서 괘액 괘액거린다. 얼마나 오래 살려고,, 아니지 아냐,,,
마취의사가 입회한다. 베드에 누운 채로 의식을 똑바로 가지려고 애써본다.
"체중이 얼맙니까?" 마취의사가 말을 시킨다.'이제 마취제를 링거에 찔러 썩으려고 하는구나,,, 작년에도 저 소리 듣고 정신을 잃었는데,,,'더욱 의식을 붙잡아 보려고 애써본다.,,,,,,그러나 금방 몽롱해진다. 삼초도 비티지 못하고 의식을 놓아버린다.
내시경 사진을 보여주며 의사는 설명한다. 용종이 하나 발견되는데 조직을 떼어내 세포검사를 한단다. 용종 있는 부위 사진을 보여준다. 봉곳하니 위벽에 붙어있다.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이것 때문에 일주일 후의 검진결과서 수령은 의사 상담으로 결정하였다.
기분이 꿀꿀하니 배추 심으러 가자. 다음 주로 예정되었던 일이었는데 댕겨버렸다.
잣죽 한 그릇을 먹고 밭으로 바로 갔다. 물통과 물 뿌리게만을 챙겼다.
단골로 다니는 농약상에서 배추 포트 한판을 사니 일기 예보데로 가랑비가 차창에 비친다. 밭에 도착하자마자 써레로 두둑부터 고른다.
(사진 1) 배추심기 전 써레로 고른 밭두둑
(사진 2)여섯 고랑 중 네 고랑에 '청방.이라는 브랜드의 배추 모종(128포기)을 심었다.
이제 십이월의 김장 때까지 풀 뽑기와 물 주기만 하면 되겠지,,,,,,,,,,,,,,
배추심기를 끝내고 덤으로 얻은 시간이 아까워 소나무밭의 바랭이 잡초를 제초하려고 하니 빗줄기가 굵어지려고 한다.
요럴 때는 일기예보가 정확하게 꼭 맞아 버리니 나 원 참,,,,,,
(사진 3) 소나무 묘목 사이에 크게 자란 바랭이 잡초
(사진 4) 소나무밭 언덕의 호박 구덩이에서 올라온 호박 줄기와 호박
(사진 5) 올 추석에 박나물로 쓸 애기박 두 개
김장배추심기는 끝냈고 바랭이 제초작업은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
금세 하늘이 어두워지고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진다.
이제부터 가을이다.
가을비가 추적거리며 내리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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