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농업.농사일기)

소나무밭 가꾸기(4)-손가락제초작업

왼다리베드로 2006. 9. 8. 09:41
날짜
2006.09.08 (금)
행복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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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농기구-예를 들면 낫이나 호미-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획 없이 밭에 들렀을 때에 제초할 수 있는 도구는 유일한 게 손가락이다.

어저께도 양복을 입은 상태에서 작업조건이 좋아 손가락으로 "바랭이 "와 씨름하였다. 좋은 조건이란 적당히 그늘이 있고 시원한 바람이 가끔 불어 줄 때이다.

그래서 그늘이 만들어지는 곳부터 그냥 손으로 잡초를 잡고  당기는 것이다.

다행히 부직포가 깔아져서 구두에 와이셔츠차림의 작업도 가능하다.

 (사진 1) 잡초가 무성해진 소나무밭.  06.9.7. 촬영

 

 (사진 2) 상동, 꽃이 핀 잡초.              06.9.7. 촬영

약 한 시간을 엉거주춤한 자세에서 풀을 뜯으니 등짝에서 땀이 난다.

바짓가랑이도 허벅지에서 감기려고 한다.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오후 다섯 시.

대나무밭에서 이름 모를 새들이 떼를 지어 지저귄다.

그리고 시원하게 바람이 분다.

가을바람

여기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사진 3) 제초가 끝난 구역

 

 (사진 4) 미작업 구역

 

그 그저께 비가 내린 후라 부직포에 습도가 있는 구역은 잡초를 그냥 당겨버려도 잘 헤지지 않지만 햇볕이 좋은 구역은 부직포가 바짝 말라버려 잡초 뿌리와 함께  큰 구멍, 작은 구멍이 생겨 버린다. 부직포의 수명은 삼 년 정도로 기준하면 될 것 같다.

올해 초 같은 재질의 부직포 삼백장(가로*세로:1미터*1미터)을 주문 제작하기를 잘했다고 생각된다. 나무를 옮겨 심겨나 헤진 곳을 때우기가 안성맞춤이다.

 (사진 5) 부직포 헤진 부분. 하얀 씨는 바랭이 종자임. 06.9.7. 촬영

 

 (사진 6) 옮겨 심은 반송과 신제작 부직포

 (사진 7) 상동. 원경 사진

 

작업을 끝내고 손을 ㅅ씻고 있으려니 동네 어르신이 반갑게 아는 체를 하신다.

농사에 대한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볼 수 있는 어르신이시다.

태양초 고추에서 시작하여 속청(검은콩의 브랜드명), 메주콩, 온갖 게 등등 식용작물재배의 대가이시고 나의 농사 자문역이시다. 농약에도 일가견이 있어 큰 도움을 얻고 있다. 다변가이시라 슬쩍 마무리를 유도해야만 이야기가 끝난다. 메주콩 얘기 말미에

콩꼬투리가 예년보다 많이 달렸다기에 사진 찍으러 가자고 유도하여 제실(함안 조 씨) 모퉁이로 이끈다.

 (사진 8) 노란 콩 결실 장면. 과연 많이 맺혀있다. 06.9.7. 촬영

 

귀가 중에 소나무밭의 원경 사진을 촬영하였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십 센티도 안 되는 묘목을 심고 안절부절못한 지가 삼 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멀리서 보아도 소나무밭으로 인식되니 가슴이 뿌듯하다.

 

 

 

 (사진 9,10) 밭 원경 사진:왼쪽-04.3.28 촬영. 오른쪽-06.9.7.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