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동안에는 평소보다 많은 음식과 친척들의 잠자리까지 챙겨 주느라고 바빴던 아내가 친척들이 떠나자 말자 대뜸 호박 따러 가잔다.
몇 번이나 밭에 나 혼자 보내더니 미안해서 그런가,,,,하고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올해는 별 피곤한 기색이 없어 즉답으로 그러 마하였다.
아내와 함께 하는 나들이는 언제나 즐겁다.
더욱이 풍성한 가을 들녘을 둘러보니 자연의 기가 몸속으로 스며드는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먼저 의령의 콩밭으로 가보니 검정콩인 서리태는 콩깍지에 콩알이 드문드문하다.
과연 메주콩보다 결실이 늦다는 동네 어른의 말씀이 옳다는 얘기다.
메주용 노랑 콩은 약 삼십 퍼센트 정도는 콩깍지가 말라 콩알이 야물다.
다음 주에는 수확을 해야만 할 것 같다.
쥐눈이 콩은 전부 결실이 되었다. 맨 마지막에 파종했음에도 결실은 제일 빠르다.
콩깍지를 까서 보니 정말로 쥐 눈알처럼 반짝거리는 게 쥐 눈알만 하다.
오늘은 콩밭 언덕에 심았던 호박 수확이 우선인 나들이였다
콩밭을 들러보는 사이에 크고 작은 호박 열한 개를 따고서는 세 가지 콩을 조금씩만 낫으로 베어달랜다.
풋풋한 콩으로 밥에 썩어 잡수어 보시겠단다.
나는 그 러시 요하고 바로 대답하고는 각각 다섯 포기씩을 베어다 주었더니 그놈들을 길가에 퍼져 앉자 콩알을 훑고 있다.
사진 1 호박 열한 덩이를 옆에 두고 콩깍지를 훑고 있다. 이하 촬영일;06.10.8.
그러는 새 나는 밭에 들를 때마다 차를 주차시키는 젊은 신 씨 부부의 한우 축사에 들어가 추석 전날에 낳았다는 수송아지를 촬영하러 들어갔다. 젊은 부부가 세 아이 들을 교육시키며 열심히 건실하게 살고 있는데 올해는 성실한 대가로 암송아지 네 마리에 이번에 수송아지까지 다섯 마리를 수확하였고 이번 달 말에 한 마리가 출산 예정이란다.
축하할 일이다.
어미소 아홉 마리를 키우면서 지난 과거사를 들어 보니 남의 빚보증을 잘 못서서 허망한 꼴도 당했다는데 얼 골 표정에는 전연 그런 기색을 하지 않고 넉넉한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것이 부럽기조차 하다. 자연과 늘 같이 있어서 그런가,,,,,,
사진 2 맨 왼쪽 아래 놈이 추석 전날 출산한 수송아지. 아직 귀를 뚫지 않았다. 오른쪽에는 누나 송아지들이 귀를 뚫어 표찰 달린 머리를 이쪽으로 하고 멍하니 쳐다본다.
사진 3 오분 정도 지나니 힘이 부대껴 구석에서 쌕쌕거리다 금방 졸고 있는 수송아지.
끝
'테마(농업.농사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령밭농사짓기- 쥐눈이콩수확 (0) | 2006.10.12 |
---|---|
김장밭 농사짓기(7)- 재뿌린 날 (0) | 2006.10.08 |
김장밭 농사짓기(6)-퇴비주다 (0) | 2006.09.27 |
김장밭 농사짓기(5)- 농약뿌리다 (0) | 2006.09.20 |
소나무밭 가꾸기(4)-손가락제초작업 (0) | 2006.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