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6

충렬사

통영시에 있는 충렬사를 십수 년 만에 다시 찾았다. 충렬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셔 놓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오랜만에 다시 찾아보니 깨끗하게 단청을 올려 분위기가 한결 정갈해져 있으나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찾는 이는 필자와 동업자를 포함해도 다섯 손가락 안쪽이다. 영정 앞 향로에는 누군가 피워놓은 향불이 경건한 분위기이다. 방명록에 이름 석자를 올리고 필자 부부도 향을 피워 올리고 잠시 묵념을 올린다. 이곳에는 수백 년 동안 충렬사를 지키고 서 있는 아름드리 교목이 몇 그루 살고 있는데 금목서, 은행, 느티나무, 태산목, 동백나무가 그들이다. 특히 금목서(속칭 만리향으로 불림), 동백나무는 흔히 볼 수 있는 크기가 아니다. 한 시간 남짓 사당의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돌아서려니 순간 석양의 붉은..

봄소식

날짜: 2010.02.07 (일) 오늘날씨: 행복지수: 오늘 하루는.. 동장군이 저만큼 물러났다.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며칠 앞에 지났다고 나뭇가지 끝에는 푸른 기운이 완연하다. 모처럼 동업자와 함께 매실 과수원을 둘러보았다. 연못에는 두꺼운 얼음이 봄기운을 맡고는 한가운데가 꺼지고 있다. 얼음 밑의 여러 수생식물은 봄 냄새나 맡고 있는지,,, 과수원을 한바퀴 둘러보니 봄소식이 여기까지에 미치고 있다. 청매는 조금 늦은 듯하나 홍매는 빨간 꽃망울을 터트릴 것만 같다. 언제나 홍매화가 우리를 먼저 반겨 주었던 것 기억이 상기된다. 작년에 매실 수확을 하고나서 강한 전정을 시행했었는데 나무들 가운데마다 도장지가 수북하다. 가슴을 비워주는 개심형으로 다듬고자 하는 필자의 노력이 무색할 지경이다. 매실,..

매실과수원의 겨울

날짜: 2010.01.17 (일) 오늘날씨: 행복지수: 오늘 하루는.. 살을 에는듯한 겨울 동장군의 칼바람에 움츠린 어깨가 주욱 펴지는 봄날 같은 따뜻한 날씨이다. 모처럼 매실과수원의 월동이 궁금하여 동업자와 길을 나섰다. 꽃눈은 터지고 있는지 은행나무의 지주목은 이상이 없는지 연못의 수생식물의 월동은 무사한지 길을 가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에 여념이 없다. 동업자는 그런저런 생각 없이 여행 중에 빵집이 보이면 차를 세워서 주전부리 케이크를 사고 이것저것 구미가 당기는 게 많다. 그렇지! 필자가 예전부터 강조한 생활신조가 먹고 싶고 보고싶은 것은 먼저 해결해야 된다고 수도 없이 강조한 신조인데,,,, 국도를 구비구비 돌아 가면서 보니 음지에는 아직까지 눈이 녹지 않고 있었고 매실 과수원에도 원래가 양지발라..

매화와 삽

날짜: 2009.03.11 (수) 오늘날씨: 행복지수: 오늘 하루는.. 내일 저녁부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맞추어 진주시 소재의 소나무 농원에서 반송 묘목 50주를 택배 구입한 것이 어제저녁에 도착하였다. 아침 일찍 혼자서 정곡밭으로 향하였다. 가는 도중에 함안부동산에서 소개받은 농지를 다시 한번 더 검토하였다. 함안군 법수에 있는 토지는 모양이 반듯하지 않고 주위에 무덤이 3기 있는 것이 단점이랄 수 있으나 대체로 다른 조건은 양호한 편이다. 동업자와 같이 답사한 후 가부간 결정하기로 마음을 정하였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할려고 보니 삽이 보이지 않는다. 삽을 빠트리고 그냥 몸만 온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바깥 담벼락에 세워 두고 다른 짐을 챙기다 싣는 것을 잊고 출발 해 버린 것이다. 삽이 없다니..

가을가뭄

날짜: 2008.10.04 (토) 오늘날씨: 행복지수: 오늘 하루는.. 매실을 수확한 후 거의 석 달만에 과수원을 찾았다. 추석 즈음에 제초작업을 계획하였던 것이 동참 인력(?)의 비협조로 흐지부지된 이후로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마침 개천절 연휴로 쉬고 있는 둘째를 포섭하는데 성공하였다. 단둘이 과수원에 도착해 보니 제법 세력이 좋은 매실나무를 제외하고 키가 나지막한 과실수들은 거의 넝쿨식물에 점령되어 고사 직전으로 보였다. 여름 같은 가을이라 하지만 여름 장마기간을 비롯하여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태풍이 발달하는 8월, 9월에도 바람 한번 불지 않았던 여름이 지나가 버렸다. 태풍이 없었던 남해안은 바다해류가 잠잠하여 적조현상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양식어민들에게..

연심기

날짜: 2007.04.19 (목) 오늘날씨: 행복지수: 오늘 하루는.. 오늘은 절기로는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월 삼짇날이자 사일구 혁명기념일이다. 독재정권에 맨주먹으로 항쟁했던 선열들에게 삼가 조의를 엄숙하게 표한다. 오랜만에 청도 과수원을 찾았다. 매실나무의 생육상태와 옮겨 심었던 열 그루의 은행나무의 활착여부. 그리고 작년에 세력 좋게 선 잎을 올렸던 무안 회산방죽의 백연 상태가 제일 궁금하다. 처남과 통화 중에 과수원에 풀이 많이 나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바로 달려왔으니 기실은 잡초의 근황이 제일 우선인 것도 같다. 아울러 아산 백연과 작년에 씨앗으로 발아시켜 선 잎을 올렸던 무명의 연통이 마당에서 걸 지적 거려 그놈들을 과수원 연못 물속에 처분하는 게 우선인 것도 같다. 안 해의 잔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