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저녁부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맞추어 진주시 소재의 소나무 농원에서 반송 묘목 50주를 택배 구입한 것이 어제저녁에 도착하였다.
아침 일찍 혼자서 정곡밭으로 향하였다.
가는 도중에 함안부동산에서 소개받은 농지를 다시 한번 더 검토하였다.
함안군 법수에 있는 토지는 모양이 반듯하지 않고 주위에 무덤이 3기 있는 것이 단점이랄 수 있으나 대체로 다른 조건은 양호한 편이다. 동업자와 같이 답사한 후 가부간 결정하기로 마음을 정하였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할려고 보니 삽이 보이지 않는다.
삽을 빠트리고 그냥 몸만 온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바깥 담벼락에 세워 두고 다른 짐을 챙기다 싣는 것을 잊고 출발 해 버린 것이다. 삽이 없다니,,, 이런 브라질!
아침에 바쁘게 설친 것이 도리어 화근이 된 것이다.
농부가 연장없이 몸뚱이만으로 밭에 나온 꼴이 되었다.
그렇다고 100리 길을 되돌아 갈 수는 없는 노릇.
다행히 차량 비상용 야전삽을 지참하고 다니는 터라 반송 정식 작업은 가까스로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소형 삽이라서 삽자루 끝이 손바닥과 맞닿아서 물집이 생기는 부작용과 허리를 더 숙여서 흙을 파고 묻는 일로 허리가 더 아픈 것을 감수해야만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일을 할 때는 몰랐는데 작업 후 욱신거려서 장갑을 벗어 보니 그새 손바닥 껍질이 까져 버렸다.
새 식구 반송 묘목으로 밭의 빈 이랑을 마저 채우는 일을 끝냈다.
이제야 새로운 또 하나의 일터가 마무리가 된 것이다.
뿌듯한 마음에 밭을 위, 아래로 훑어보는데 화사한 꽃잎으로 반기는 매화나무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카메라를 챙겨 들었다.
이 밭을 구입할 때에도 보았고 엊그제 잡초 제거 작업 중에도 보고 베어 버릴 까 톱질을 하다 말고 그냥 둔 매실나무이다.
꽃이 화사하게 핀 지금은 매실나무가 지저분하게 잡목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이상할 지경이다.
잡초 속에서 도장지가 많아 잡목 더미처럼 보이기까지 한 나무였던 것이,,,,
길 위에서의 바로 선 눈높이에 매화꽃이 만발하고 꿀벌들이 왱왱거리는 풍경에 필자는 정신을 놓고서는 접사도 찍어 보고 위에서,,, 아래에서,,, 여러 각도로 사진을 담느라고 한참 동안이나 매화꽃과 같이 놀았다.
삽을 잊고 와서 손바닥과 허리의 고통을 얻은 대신에 화사한 꽃의 빛깔과 달콤한 향기를 선물로 얻어 가는 하루랄 수 있겠다.
오늘의 작업을 사진으로 편집하여 기록해 둔다.
사진 1. 2년생 접목의 반송 묘목. 병충해가 적고 성장 속도가 타 품종보다 빠르다고 하여 시험 재배하기로 하였다.
사진 2. 밭이랑에 심긴 반송 묘목 일부 장면.
사진 3. 이 밭 언저리에서 자라고 있는 적송을 옮겨 심었다.
사진 4. 또 다른 적송 묘목.
사진 5. 편백 2그루. 필자가 삽목 하여 번식한 것이다. 멀리 며칠 전에 옮겨 심은 포구나무도 보인다.
사진 6. 남천의 모습. 오른쪽 이랑에는 사철나무가 심겨 있다.
사진 7. 밭 둘레에는 제법 둥치가 커 버린 개량 오디나무를 옮겨 심었다.
사진 8. 은행나무에는 쇠로 된 지주를 박아 묶어 주었다.
사진 9. 진입도로 중간쯤 언덕에 매실나무가 잡목처럼 크고 있었다.
사진 10. 매화가 만개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