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닭 17

돌쇠

한여름 같은 날씨에 토종닭들의 우두머리인 돌쇠가 닭장 안의 황토흙에 구덩이를 파고 몸을 식히고 있다. 배합사료만 먹여 반지르르 하던 깃털에 흙을 한껏 끼얹더니 암탁이 알을 품듯 주저 않아 몸의 열기를 빼내고 있다. 경쟁자 강쇠가 도태되고 난 후 우두머리에 등극한 돌쇠는 기가 한껏 살아서 암탁들을 마음대로 주무를 뿐 아니라 강쇠가 누리던 폭군의 성질머리를 그대로 이어받아 사납기 그지없다. 입식한 후 사계절을 보내니 몸짓이 비대해져서 순차적으로 강쇠의 뒤를 따라 도태될 시기가 다가온다. 삼복이 점점 다가 오는데 망중한을 즐기는 돌쇠,,,

토종닭 포란 모습

약 2주 전부터 유정란 수확을 중지하고 그대로 두었더니 암탁 네 마리중 한 마리가 포란을 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토종닭들에 대한 사료 급식량도 줄이고 가능한 한 스트레스도 없이 열흘 정도를 두고 보아도 포란 기미가 없더니 드디어 포란하는 모습을 보게 되어 오후 한나절은 닭장 근처에서 가면서 보고 오면서 보고를 반복했다. 사진 찍기도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암탁은 그자세로 그대로 꿈쩍 않고 버티고 있다. 알 한개는 버려둔 채로,,,,

닭싸움

작년 4월에 토종닭을 입식할 때에 창녕의 엘림 농장주께서 암수 성비에 대한 주의사항 중에 서열싸움에 대한 이야기가 상기되는 사건이 닭장에서 벌어졌다. 암탉 3마리에 수탁 2마리의 성비 불균형 속에서도 그럭저럭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는데 농원 인근의 아는 분께서 수탁 한 마리는 적당한 시기에 도태시켜야 된다고 여러 차례 말씀을 하시면서 닭 잡는 것은 자기에게 맡겨주면 처리해 주시겠다고 하길래 별생각 없이 그러기로 결정하고 수탁 중에 몸집이 더 큰 강쇠를 하루 전에 온실에 격리시켜 사료를 충분히 주고 이틀 밤을 혼자 두었다. 그다음 날 온실을 열어보니 강쇠란 놈은 사료는 입도 대지 않고 '꼬끼오'만 연발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놈이 제 제사날인줄 알고 실성을 하여 먹이도 먹지 않았나 보네"하면서 가만히 보니..

꼬끼오

유난스럽게 수탁 두 마리가 번갈아 '꼬끼오'를 연발하고 있다. 강쇠가 선창하면 돌쇠가 이어받다가 어떤 때는 둘이 합창을 하기도 하는데 강쇠의 울음소리는 토종닭 특유의 안정된 '꼬끼오'로 명창의 반열에 오른 울대를 가졌다고 치면 돌쇠는 아직 득음의 경지까지는 다다르지 못한 어설픈 '꼬끼오'다. 무언가 2%가 부족한 울음소리를 가졌지만 겉모습 자태는 돌쇠가 강쇠보다 스마트하고 행동이 날렵하다. 돌쇠가 약 한달 정도 부화가 늦은 것으로 추정하는데 그 이유는 수컷의 성징인 벼슬 모양이 강쇠보다 약 한 달 늦게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두 놈의 '꼬끼오' 소리를 동영상으로 담아 소개드린다.

초란 한개

오늘 아침 닭 장안에는 예상한 바와 같이 바구니에 초란 한 개가 앙증맞게 자리하고 있다. 암탁 4 마리중 알을 낳지 않았던 나머지 한마리가 낳은 것이다. 알의 크기와 알 낳은 바구니도 같다. 여전히 수탁 2 마리와 암탁 4 마리는 바구니의 알은 신경도 쓰지 않고 건강하게 야단스럽게 노닐고 있다. 가뭄에 한줄기 소낙비가 시원스럽게 내리니 닭들이 놀라서 닭장을 향하여 뛴다. 이제는 본능적으로 제집인 줄 알 정도로 성숙하였다. 어미 아비가 되었다. 다.

초란

농원에 도착하니 여느 때와는 다르게 강쇠와 돌쇠의 꼬끼오 이중창 소리가 농원 입구까지 낭랑하게 들린다. 덩달아 암탁 네마리도 떠들썩하니 야단스럽게 꿱꿱거린다. 닭장 문을 열어주기가 무섭게 우르르 달려 나오길래 직감적으로 닭장안 2층 칸의 바구니를 보니 누르스름한 게 얼핏 보인다. 확인해 보니 달걀 바구니에 초란 3개가 예쁘게(?) 자리잡고 있다. 온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 알을 낳은 지 수 시간 전으로 보인다. 어제저녁에서 오늘 아침 사이에 알을 낳은 것이다. 다른 바구니에는 암탁들이 들어앉은 흔적이 없다. 4 마리중 3 마리의 암탁이 알을 순차적으로 한 바구니에서 알을 낳은 것 같다. 알의 크기는 매우 작다. 우리맛닭의 농진청 자료에는 포란을 잘하는 개량종 토종닭이라고 했는데 포란하려는 기미는 보이지 않..

토종닭의 생육상태

5 주령의 중병아리를 7 마리를 구입하고 닭장 안의 암수의 성비가 맞지 않아 소답장에서 암평아리 8 마리를 추가 구입하여 잘 키우다가 농원 인근의 이웃 개 3 마리로부터 닭장 습격을 받아 격리하여 키우던 '소답장 병아리'가 몰사당하는 참사가 있었다. 농원 습격에 놀랐는지 기존의 암평아리 한 마리도 시름시름 일주일 동안 사료를 먹지 않더니 그놈마저 땅에 묻혀 버렸다. 닭장 울타리를 튼튼하고 빈틈없이 만들지 못한 주인 때문에 애꿎은 중병아리들의 희생이 컸다. 중병아리 추입을 포기하고 현 상태로 달걀을 얻어 보기로 작정한 후 약 한 달이 지났다. 사료는 중병아리용에서 산란용 사료로 바꾼 지 약 보름 정도됐다. 수탁 두 마리도 '꼬끼오' 소리가 제법이지만 조금은 어설프다. 수탁 중 생육상태가 좋아 몸집이 큰 강..

수세미꽃

닭장 울타리 밑에 달포 전 수세미 세 송이를 심었다. 토종닭들이 중병아리가 되더니 거침없이 날기 시작하여 1.5미터 높이의 닭장 망 울타리를 금방 날아 넘을 것 같아 겸사겸사 탈출 방지용으로 심었던 것이다. 이를테면 지능이 낮다고 알려진 닭의 눈을 착시효과로 속여 보자는 얄팍한 수를 부려 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은 잎이 무성한 수세미쪽으로는 날아오르지 않는다. 머리 나쁜 토종닭들과 수 싸움을 하는 동안 수세미는 노란 꽃이 피고 어린아이 팔뚝만 한 수세미까지 달렸다.

곤충계의 무법자 사마귀의 변태

작은 곤충을 잡아먹고사는 사마귀 벌레는 늦은 가을에 알을 낳고 그 이듬해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 알에서 부화되는 불완전 변태의 곤충이라고 한다. 주로 곤충의 최상위에 위치하는 포식자또는 무법자로 불리며 개구리나 작은 뱀을 잡아먹기도 한다. 대개 혐오곤충으로 분류되며 특히 교미 후에 수컷을 잡아먹는 곤충으로 악명이 높다. 농원의 닭장 울타리안에 돌복숭 나무가 한그루가 심겨 있는데 연두색의 실 뭉텅이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사마귀 새끼들이 꽁무니에 실이 달린 채로 거꾸로 매달려 몸을 말리는 장면이었다. 복숭아나무에 붙여놓은 사마귀 고치에는 두 개의 구멍이 나 있고 각각의 출구에서 약 5밀리미터의 애벌레가 나오더니 바로 다리와 날개를 펴고 있다. 약 5분여 동안 거미줄 같은 실에 매달려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