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과 연꽃

연꽃마을(대전 동 주산동)

왼다리베드로 2007. 4. 23. 11:36

 

계룡산 국립공원 인근의 집단 숙박단지에서 일 년에 한 번씩만 소집되는 정기 모임에 참석하게 되어

연 재배 관련 자료를 검색한다, 찾아가는 길을 프린트한다, 디카 배터리를 확인한다 하고 부산을

떠는 일이 즐겁다.

자가 차량으로 접근 가능한 거리와 인근의 장날이 서는 날자와 절집관련 자료를 검색하는 일을 비롯하여 여행 계획을 짜는 일도 즐겁다.

역마살이 평생에 끼여 있는 가보다.

 

차량 네비게이션의 목적지를 입력하고 출발한 지 약 세 시간 만에 대청호가 갈수기의 낮은 저수위를 산허리에 걸치고 황망스럽게 시야에 나타난다.

최근의 심각한 적은 강우량이 다목적댐인 대청호의 저수량까지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연꽃마을은 여름의 축제를 위하여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젊은 주인장께서는 다부진 체격에

그리 빠르지 않은 충청도의 소박한 말씨로 친절하게 대답을 해 주신다.

 

진입도로가 구릉지에 위치한 연 재배 단지를 위,아래로 갈라놓아 위에는 수련 관련의 온실이 여러 채 자리 잡고 있고 길 아래에는 연밭  역할을 하는 천수답 형태의 논이 여러 필지가 있는데 그위로 2련의 목교木橋가 걸쳐져 여름 연꽃이 개화되면 가까이서 관상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삼십여보의 거리에는 대전 시민대학이며 '글사랑 놋다리 집'이라는 이름표가 걸려 있는 상설 시목판詩木版 전시공간이 보인다. 시인의 글을 소나무 판재에 지역 서예가로 보이는 이들이 수려한 서체로 시를 쓴 위에 유광으로 칠을 한 작품을 이곳저곳에 읽기 좋은 눈높이에 걸어 놓았다.

차라리 이 지방의 서각가에게 서각書刻을 하였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곳에서는 정기적으로 뜻이 맞는 대전시민들의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고 주인장이  부연하신다.

 

크고 작은 천여개의 연통 속에는 이제 싹이 빼 시시 내밀고 있다.

남부와는 약 보름정도의 계절차를 연 이파리들이 말해주고 있다.

온실 속의 온도는 땡볕에 걸려있는 온도계를 힐끔 보니 33도를 가리키고 있다.

오래 있을 수없는 참기 어려운 열기이다.

그곳에 처음 접하는 수련 몇송이가 환하게 개화되어 반기고 있다.

 

한창 바쁠 때에 방문해주어 대접할 게 하나도 없다며 연신 미안해하는 주인장께 너무 불편을 주는 것 같아 서둘러 인사를 드리고 차의 시동을 거니 주인장께서는 작업 중인 연통에서 씨줄기를 하나 분질러 내민다.   선물을 주시는 것이다.     연을 좋아하시는 것 같으니 키워보라면서 멀리 남쪽 지방에서 예까지 찾아 주셔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리하시고도 음료수 두 개를 챙겨주시며 대접을 못 해 드린다며 거푸 고마운 말씀을 해주시는데 슬그머니 부끄러운 생각이 들며 얼골이 화끈거린다.

 

처음 직장을 얻고 장기출장으로 충남일원에서 약 2년간 가뭄대책의 국가사업을 종사할 때가 추억된다.

공주 논산 보령 예산등이 특히 가뭄이 심하여 연초 시무식을 하고는 바로 현장에 투입되어 충남 일원의 논두렁을 누볐다. 잊고 있었던 그때의 충청도의 소박한 인심이 불현듯 생각나게 하는 인심인 것이다.

꼭 삼십일년전의 추억이다.

 

다시  한번 더 찾아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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