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축제를 위한 비가 내린다.
이 비는 이제 막 옮겨 심은 고추, 작두, 오이, 옥수수, 호박 등의 식용작물에게는
생명과 같은 단비이다.무엇보다도 못자리 논과 매실과 같은 조기 수확의 열매를 단 나무에게도
금비가 된다. 농업용의 저수지 물도 엊그제 현지에서 보니 통수식을 하고 관개를 시작한 듯하다. 각 용수로에는 물이 가득히 담겨 힘차게 내려가고 있었다.
비가 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다.
차분히 밀려있는 개인 사무를 정리하다가 문득 약초 살충제 생각이 나서 운동복 차림으로 마당으로 가 구석구석에 박아둔 항아리 두개와 약초를 담은 페트병, 퇴비 통을 찾아 뚜껑을 열어 보고 냄새를 맡아보는 등 바빠진다.
약초 발효 살충제는 단골 카페의 관련 정보를 보고 쉽게 구할 수있는 재료를 선택하여 만들었고
퇴비도 방앗간에서 깻묵을 아는 한의원에서 한방 찌꺼기를 구하여 직접 만들어 보기로 하고
지금 실행중이다.
약초 발효 살충제의 주요 재료는 은행잎, 땡고추, 그리고 흑설탕과 물이다.
은행잎은 자료를 보니 작년 11월 22일에 집 앞 공원에서 쓸어 모았고 매운 고추는 작년에 농사지어 태양에 건조한 건 고추를 사용하였다. 항아리 두 개에 담았는데 토기 항아리는 숨을 쉬는 항아리로써 쉼 쉬기가 너무 활발하여 근처에 가면 들큼한 포도주 냄새가 난다.
정제된 약초 발효액은 계속 숙성이 되면서 가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일차 정제 발효액을 보관하다 보니 페트병이 빵 " 하게 부풀어서
하마터면 대형 폭발사고(?)가 날 뻔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작은 병 하나를 마개를 열어 압력을 해소하여 줄려다 간이 폭발을 유발하였는데도
발효액이 눈에 들어가 '당달봉사'가 될 뻔하기도 하였다.
다행히 친환경이라 눈이 쓰라리고도 따가웠지만 찬물에 씻고 나니 조금도 이상이 없었다.
친환경을 실제 몸으로 실험한 꼴이 되었지만 그때 옷에서 나는 들큼한 단내의 향기는 지금도
코끝에서 나는 듯 기분이 좋다.
문제는 이 특효약이 벌레에게는 얼마나 치명적인가 하는 게 문제이다.
간단한 진딧물에는 약효가 있을 것 같지만 배추벌레. 명주 나방 애벌레, 노린재 등에게도 약효가 있을까?
올해 농사로 시험해보자.
사진 1 약초 살충제 항아리. 이하 () 외에는 07.5.12. 찍음
사진 2 두 번째 약초 항아리.
사진 3 깻묵 발효통.
사진 4 토기 항아리. 발효액이 많이 새 버려 곰팡이가 피어 있다.
사진 5 질그릇 옹기 항아리의 발효상태. 들큼한 냄새가 좋다.
사진 5-1 집 앞 공원의 은행나무. 감은 새 밥이며 나무는 피라칸사스. (06.11.22. 찍었음)
사진 5-2 고추꽃이 만개하였다. 그리고 아래에는 청고추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청고추가 새빨갛게 익으면 매운 고추가 된다. (06.7.6. 찍었음)
사진 6 퇴비가 덜 성숙되어 냄새가 많이 난다. 냄새가 나지 않을 정도로 부숙 시켜야 한다.
사진 6-1 방앗간에서 갓 배출된 깻묵 덩어리 모습. (06.12.28. 찍었음)
사진 7 약초 살충제을 따러 내는 모습.
사진 8 저장용 페트병에 모은다.
사진 9 흑 설탕물을 다시 보충하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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