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비다운 비가 어젯밤과 오늘 아침까지 내렸다.
땅을 촉촉하게 적실 수있는 강우량이다.
농촌은 더 바빠지고 있다.
오늘은 비가 내려 바같일을 할 수없고 그냥 시간 보내기도 찜찜하여 어제 수확한 완두콩의 수확이 너무 적어 그 콩알 수를 헤아려 보고 기록에 남기기로 하였다.
일반적으로 '경제적'이라 하는 것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실현하는 것에 쓰이는 단어라고 알고 있다. 생산성이라는 단어도 알고 보면 비용에 대한 생산물(품)을 강조하는 데 흔히 동원되고 있다.
경제에 대한 전문이론에는 문외한이지만 완두콩을 수확하였으니 몇자를 적어보고 싶다.
지난해 가실에 '농사모'라는 카페에서 토종식물을 검색하던 중 토종씨앗을 분양하는 행사에서
완두콩, 조선 오이는 경기도 수원시의 'ㅈ'씨에게서,,, 조선 파는 충북 청주시에 사시는 'ㅎ' 씨에게서 분양받았다. 씨앗봉투를 열어보고는 왜 조선이라는 이름이 붙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필자가 조선이라는 접두어를 농사일기에서 종종 쓰면서도 약간 거북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피분양자가 지키는 최소한의 예의가 분양자가 사용하는 이름을 마음데로 바꾸어 사용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신의를 표시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조선-은 아마 토종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봉투속에는 통상의 완두콩과 별반 다르게 생기지 않은 완두콩이 스무 알이 달랑 들어있었다. 그래도 어렵게 귀한 씨앗이므로 고이 간직하다가 올봄에 씨앗을 심고는 그위에 투명 비닐을 멀칭 하였다.
사진 1 완두콩을 직파하고 투명 비닐로 멀칭 한 이랑 모습. 07. 삼일절에 찍었음.
사진 2 완두콩이 작은 하얀 꽃을 피운 모습. 07.5.1. 찍었음.
사진 3 콩꼬투리가 달린 완두콩. 보통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주는 바람에 꼬투리의 결실이 불량하다. 실 같은 덩쿨손이 크는 내내 애처롭게 하였다. 07.5.13. 찍었음.
사진 4 덩굴작물인 완두, 작두, 조선 오이 모두에게 지주대를 설치. 07.5.13. 찍었음
사진 5 완두콩을 수확한 날 찍은 모습. 결실기에 특히 가뭄이 심하여 조기 결실한 것으로 보임.
07.6.13. 찍었음.
사진 6 소출량을 분석해 보고자 평균적인 꼬투리의 콩알을 헤아려 봄. 즉, 콩꼬투리 일곱 개의 콩알 모두의 개수는 31개로서 꼬투리 한 개당 완두콩이 들어 있는 평균 개수는 4.4개로 계산됨.
사진 7 수확한 숫자를 헤아려보니 완두 스무 포기에서 콩꼬투리 165개가 생산되었음.
그러니까 165 꼬투리*4.4 콩알/꼬투리당=726 콩알이 되는 셈이다.
게으른 농부가 내놓은 경제적 분석(?)은 콩알 스무 개로 36.4배=726 콩알(생산량)/20(씨앗으로 사용한 콩알수)의 소출을 보았다는 계산이 됨.
사진 8 올 가실에 추파秋播(대개 촌에서는 추파를 한다고 함)에 사용할 종자용 콩꼬투리.
사진 9 덜 여문 완두콩(풋내 나는 덜 여문 콩).
내일 아침에 풋완두콩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그야 말고 주먹구구식으로 계산한 게으른 농부의 소출 계산법을 소개하였다.
소출이 삼분의 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사진 찍고 뭐하고 하느냐고 동업자는 퇴박을 놓는다. 필자도 생산량이 작다고 생각한다. 해서 조금만 더 자주 물 주기를 해줄걸,,, 하는 생각이 없지 않다. 혹시 촌에서 농사지으시는 분이 이 글을 보시면 농사를 장난처럼 하고있다는 비아냥이 있을 수도 있다.게으른 농부는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혹여 전문의 농업경영인이 이글을 보시더라도 넓은 혜량이 있으시기를 부탁드린다.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든다.
처음 완두콩 농사를 지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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