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아홉 시에 과수원으로 출발하여 이것저것 준비하고 작업을 시작한 시각이 열한 시가 훨씬 넘어 버렸다. 무슨 일이든지 준비가 소홀하면 쓸데없는 시간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큰아들과 함께 오랫만에 단출하게 비료 뿌리는 작업을 하니 여간 마음이 풍족한 게아니다.
비료주기란 것이 고작 일전에 볏짚 멀칭 한 주위에 한 바가지의 화학비료를 얇게 뿌리는 단순작업이지만 일일이 매실나무마다 곱게 작업하기가 여간 시간이 걸리는 게아니다.
그루마다 꽃망울의 색깔도 감상하고 어떤 놈은 꽃이 한 바가지 지라서 꽃수를 뭉뚱 거려 헤아려도 보고 부실한 놈 앞에서는 열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있을 만큼 꽃망울의 숫자가 빈약하면 이리 보고 저리보고 원인을 나름대로 머릿속에 입력하느라고 시간을 까먹고 서있기가 일수인 것이다.
부리나케 비료를 주고는 볼일을 보러 가야 하는 큰아들은 자꾸 조바심을 내면서 눈치를 준다.
짐짓 모른 체 하면서 어깃장을 놓으면서 실컷 내 볼일을 다 보고 나니 점심 먹을 시각이 꽤 지나가 버렸다.
과수원의 연못은 봄기운이 더욱 진하다.
헝클어져서 비틀려있던 겨울 연못의 살벌한 모습은 사라지고 수면이 맑아진 것은 물론이려니와 수면에 떠있는 개구리알의 무더기에서는 벌써 올챙이들이 꿈틀대고 있고 잠수되어 있는 수생식물들은 새싹이 푸르게 물들고 있었다. 그리고 ,,,,,,,,
채집하여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물속에서 도롱뇽 1 개체가 필자의 눈에 관찰되는 행운이 있었다.
수년 전에 경부고속철도의 천성산 -금정산 구간 노선 재검토 위원회에서 활동할 당시에 한 스님이 목숨을 걸고 보살폈던 생물 개체가 도롱뇽이었던 것이다.
물론 종과 속이 다른 도롱뇽일 것이라고 짐작되지만 그때 새로 알았던 사실이 이놈들은 청정지역의 지표 동물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 도롱뇽의 친구가 이곳의 연못에서 살고 있다니,,,! 이렇게 농촌지역은 거의 청정지역임을 증명하고 있는 도롱뇽이 반갑기만 하다. 그리고 시민종교단체와 편을 갈라 갑론을박하던 시절을 잠깐 동안이나마 반추할 수 있게 해 준 이놈이 고맙기도 하다.
오늘은 이래저래 봄기운을 맘껏 느끼면서 괴상하게 생긴 동물 개체도 만나고 해서인지 귀가하여 세수를 하고 이 글을 쓰면서도 여전히 마음이 들떠 있다.
다음에 시간을 넉넉하게 계산하여 도롱뇽의 개체수를 확인해 볼 예정이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테마(농업.농사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월 (0) | 2008.05.05 |
---|---|
식목일 (0) | 2008.04.07 |
텃밭의 월동작물 (0) | 2008.03.10 |
볏짚 멀칭작업 (0) | 2008.02.19 |
씨앗을 들여다 보며 (0) | 2008.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