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농업.농사일기)

오월

왼다리베드로 2008. 5. 5. 06:38
날짜:
2008.05.03 (토)
오늘날씨:
행복지수: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오늘 하루는..

푸르른 오월에 기다리던 첫 연휴를 맞았다.

매일 연속되는 일과란 것이 따분하기도 지겹기만 하신 어머님을 오랜만에 밭으로 모셨다.

노인네들의 고질병인 무릎관절염과 대상포진의 후유증으로 고생하시는 분을 밭으로 모시는 일이 조금은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약간의 노동(?)이 보약이 될 것이란 막연한 생각으로 밭일에 동행하시도록 하였다.

둘째 놈과 셋이서 압력 밥통에 찹쌀을 삼인분 준비하는 것을 잊지 않았고 오늘의 작업은 그동안  짬을 낼 수없어 수수방관만 하던 소나무 순집기에 하루를 쓰기로 하였다.

어머님께서는 완두콩 이랑의 잡초를 쉬어가면서 제초하시라고 일거리를 만들어 드렸다.

무릎의 좋지 못한 탓에 아예 이랑에 퍼질러 앉으셔서 열심이시다.

 

다행송으로 가꾸는 소나무는 새순이 웃자랐고 순집기 시기가 조금 늦어  어떤 놈들은 벌써 목질화되어 잘 꺾이지 않는다. 둘째 놈은 손놀림이 빨라 일을 척척 해내는데 나이 탓인지 허리도 뻐근하고 손가락도 놀림이 점점 어둔해진다.

 

열두 시가 조금 넘어서 점심밥을 먹는데 어머님께선 찰밥을 두 공기나 드시면서 연신 밥이 맛이 있다면서 좋아하시는 것을 보니 가끔은 밭으로 모셔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오후 네시쯤에 순집기 작업을 끝내고 완두콩과 마늘이랑의 잡초제거 작업을 합동으로 처리하였는데 노인네의 잔소리가 따발총으로 쏟아진다.'뿌리를 메매 뽑아라''쓴 냉이 나물은 따로 뽑아주라''목이 마르니 물을 가져오니라'휴대폰을 가져 오니라'등등 우리 두 사람을 일을 못할 정도로 심부름을 시키신다. 둘째 왈 '우리 할머니 잔소리가 장난이 아니시네요?' 하고는 고개를 흔든다.

'육십 평생을 할머니 잔소리로 내가 살았다'하고 한마디를 거들었다.

 

완두콩은 한창 하얀 꽃이 피고 있고 삼 주 후에는 풋콩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청일 뽕과 대성 뽕 묘목에도 작은 오디가 주렁주렁 익어가고 있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허리도 아프고 옆구리도 결리고 손목도 아프고 안 아프신 데가 없으시단다.

그리하시면서도 언제 다시 밭으로 올 것이냐고 열두 번도 더 물으신다.

오전 열한 시에 도착하여 오후 다섯 시 반에 철수하였다.

 

품삯 대신에 삼겹살과 냉면을 대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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