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그치고 맑게 갠 일요일 아침에 느닷없이 속리산 여행을 나선다.
남녘의 바닷가 근처만 서성이다가 이 가을을 다 보낼 수는 없다는 동업자의 여행 계획에 속리산이 추가된 것이다.
속리산에 대한 정보 중에서 법주사가 단연 으뜸으로 선정되고 다소 늦은 아침 아홉 시에 바로 출발한 것이다.
두 시간 반 만에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법주사 일주문 앞의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할려는데 앞줄에 서신 어르신들 몇 분이 무료입장 확인을 하길래 여차여차 알아보니 65세 이상이 대상자라고 하신다.
염치 불고하고 면허증과 사천 원을 들이밀고 입장하니 동업자의 타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속리산 자락 아래 펼쳐진 넓은 절집 마당에는 늦은 가을을 만끽하는 관광객과 불심 깊으신 불자들로 가득하다.
처마마다 달린 풍경이 가을바람에 청아한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가을 가뭄에 바짝 마른 나뭇잎들이 절집 뒷간에서 부석거린다.
부부가 처음 찾아보는 법주사는 위용이 다른 절집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고 사방 빈틈없이 들어찬 절집들이 아기자기해서 몇 번이나 찾았던 곳처럼 포근하고 편안하다.
800여 년의 생명을 이어 온 정일품송의 당차고 힘찬 모습과 커다란 암벽에 새겨진 보물 216호인 고려시대 대표적인 마애불인 '마애여래좌상'의 온화한 얼굴을 뵈었기 때문이리라.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내려오면서 둘이서 줄곧 얘기한 이야기는 속리산 자락에 안긴 절집 이야기, 정일품송을 관리하면서 산나물을 파시는 할머니에게서 구입한 말린 산나물 이야기, 그리고 무료입장한 입장료 사천 원을 강탈(?)해서 불우이웃 돕기 함에 넣어버린 동업자 얘기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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