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절기 중 두 번째인 우수를 넘기니 완연한 봄빛이다.
부풀어 올랐던 흙이 녹으니 제일 먼저 어린 쑥이 파란 싹을 올려 흙냄새를 맡으며 기지개를 켜고 질세라 잡초들도 어김없이 고갤 내밀고 있다.
남녘의 새봄은 땅속에 이미 와 있었던 것이다.
농원 환경정리를 위한 잡목 소각을 끝내고 제일 먼저 시작한 농사 준비는 아로니아 밭 퇴비 주기다.
지난여름에 무성했던 건초 찌꺼기를 걷어내니 그 밑에도 새파란 잡초싹이 발아되어 있어 무더기로 모여 있다.
잡초를 뽑고 퇴비를 뿌려주는 작업만 끝냈을 뿐이지만 속옷까지 흠뻑 젖었다.
땅에 내린 봄은 이제 봄공기를 덥히기 시작한 것이리라.
온 세상이 완연한 봄 기운으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