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 놓은 숙제 하듯이 과수원 제초작업을 마쳤다.
과수원의 골칫거리인 억새와 개망초는 번식력이 좋아 조금만 방치하면 어른 키를 훌쩍 넘어버려서 매실 수확을 앞두고 처리해야만 하는 과수원의 숙제가 된 지 오래다.
동업자의 채근이 계속되었지만 더 이상 지연작전이 통하지 않아 새벽 일찍 집을 나선 것이다.
약 4시간에 걸쳐 예초기를 메었더니 다리도 후둘거리고 예초기의 진동 여진이 오랫동안 팔에 남아 욱신거린다.
서서히 육체적인 한계가 느껴지는 나이가 된 것같다.
그렇지만 작업 후 가지마다 뭇질하게 달린 홍매실, 청매, 자두열매와 감나무 가지의 감꽃이 소복한 것을 보니 금방 마음이 푸근해진다.
동업자와 둘이서 찾은 단골의 한우갈비탕을 늦은 점심으로 맛있게 먹고 나니 피로는 저 하늘로 날아가고 더욱 과수원 농사가 재밌어(?) 졌다.
귀갓길에 둘러서 의논해 보자던 복덕방 사무실을 그냥 지나쳐 왔다.
새 양초 주둥이처럼 생긴 터지기 전의 하얀 감꽃이 두터운 꽃받침에 싸여 뱅긋 이 웃는 모양으로 많이 달렸으니 풍성한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감농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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