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가뭄이 아니다.
새벽부터 큰 물통을 실은 경운기가 논두렁, 밭두렁 사잇길로 사라진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 한분이 분무기를 짊어지고 힘겹게 고추밭에서 물 주고 계신데 고추 상태가 영 볼품이 없다.
농원이 가까운 저수지 수변 역시 양수 작업중인 경운기 소리가 요란하다.
중부지방 강원지방에는 생뚱맞은 산불이 여기저기에 발생하였고 창원 인근의 고속도로 주변에서도 소방헬기가 날아와한 포대의 물을 끼얹고는 한참 동안 발화지점을 맴돌고 있는 현장이 목격되기도 했다.
녹음이 우거지고 있는 여름 초입에 산불이라니!
한창 농업용수가 필요한 들녘에서는 물이 모자라 모심기가 중단되고 모를 심은 논바닥도 갈라지고 있으니 총체적인 심각한 가뭄상태로 진입하고 있는 것 같다.
농원의 식생 상태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언덕의 맨땅은 이미 갈라지기 시작했고 성목으로 자란 활엽수의 꼭대기 부문의 잎은 말라 비틀어졌고 망초 바랭이 억새 등의 잡초 세력도 잎은 말라 성장을 멈추었고 스트레스를 받는지 꽃봉오리만 무성해져서 씨앗 맺기에 바쁘다.
거의 5여 년 만에 스프링클러를 가동했다.
스프링쿨러 해드 부문이 녹슬어 한참 동안 물을 뒤집어쓰면서 윤활유를 칠하고 삭은 호스의 중간중간을 이어주는 번잡하고 귀찮은 작업을 마치고서야 "틱 틱 틱"하는 소리를 내면서 기계 관정에서 퍼 올린 지하수가 공중으로 뿌려지고 있다.
첫 번째 살수 구역은 방풍나물이 모여있는 고랑과 근처의 무화과 3 그루, 꽝꽝나무 5그루, 저 밤나무 3그루 그리고 보리똥이 발갛게 익어가는 보리수 2그루가 있는 곳부터 시작됐다.
농원 전체에 물 주기는 한 사 나흘 정도 해주어야 해갈이 될 것 같다.
미력한 게으른 농부의 힘으로 쪼그만 땅 덩어리의 가뭄 대비도 어려운데 하물며 대자연의 가뭄극복은 불가능한 일이고 어쨌든 하늘에서 비가 내려 주어야 한다.
한 일주일 이상 아니 보름 정도만 지긋하게 비가 내려준다면 모든 분들께서 우선 숨 좀 돌릴 수 있지 않겠나 싶다.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농업경영인들의 심정을 어찌 알리오.
우주를 창조하신 하느님! 쪼~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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