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농업.농사일기)

돌복숭아

왼다리베드로 2017. 6. 10. 19:56

 

 

 

 

 

 

 

 

 

 

벚꽃이 질 무렵 분홍색 꽃이 화사하게 피는 돌복숭 나무는 벚꽃의 기세에 눌려 언제나 뒷전이다.

꽃 색갈이나 나무 규모면에서 벚나무에 밀릴 뿐 아니라 식재면적에서도 상대가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돌복숭 나무는 조경수에 끼지도 못하고 과실수로도 심지 않기 때문이다.

 

석산 농원에도 닭장 앞에 원래부터 한 그루가 있었고 닭장 뒤의 한 그루와 농원 입구 근처의 한 그루는 언제부터 있었는지 언제 꽃피는 지조차 알 수 없이 저절로(?) 꽃피고 열매 달리고 하면서 제 멋대로 살아가고 있는 나무들이다.

 

돌복숭은 모양이나 크기가 매실과 흡사하나 크기는 매실보다 조금 더 크며 일반 복숭아와 같이 뽀얀 솜털로 덮여있다.

약성이 있어 일반적으로 효소즙이나 과실주를 담아 애용하는 이들이 많지만 게으른 농부는 몇 년 전 만든 효소 진액 재고가 아직도 냉장고 보관 중이다.

 

보름 전 농원을 방문하신 귀한 손님 부부께서 고맙게도 돌복숭 열매를 보시면서 탐을 내시 길레 그분께 따 드리려고 올해는 기분 좋게 수확할 수 있었다.

 

비가 내리는 불편을 감수하시면서 농원을 방문해 주신 손님과 게으른 농부는 '누이 좋고 매부 좋게' 농원의 또 다른 고민거리 하나를 해결한 셈이다.

 

날씨가 가물은 탓에 달린 열매의 반 이상이 낙과되거나 절어 버려서 선물치고는 다소 부끄러운 선물이 되어 버린 것만 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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