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용궁 수산시장의 계단 벽에 걸린 시화액자에 박재삼 선생의 시 몇 편을 블로그에 게시해 놓고 틈 날 때마다 몇 번이나 두고두고 곱씹어 보고 느낀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서글픔이 가슴에 가득해져서 이 시인의 문학관에 가보면 어떤 실마리를 찾겠다 싶어 비 내리는 삼천포항의 노산공원을 동업자와 함께 약 보름 만에 찾았다.
3층 건축물의 1~2층의 전관을 선생의 생애를 통털어서 시대별로 자세히 소개하였고 선생과 동시대를 활동하였던 기라성 같은 유명 시인들과의 문학활동에 관한 사연과 선생께서 손수 쓰셨던 필기구, 육필원고, 그리고 선생께서 출판하신 약 30여 권의 고색창연한 시집들과 선생의 시를 서예로 작품 한 액자가 2~3층 복도 로비에 빼곡히 걸려 있다.
서글픔의 근거를 꼭집어서 찾지는 못했지만 게으른 농부가 짐작컨대 바다와 함께 소년기와 청춘을 보낸 그 바다가 원인이지 싶다.
가난에 시달리시면도 야간학교에서 공부를 놓지 않으셨고 눈만 뜨면 바다가 보이는 삼천포구에서 갯내음을 맡으면서 고향의 내력이 뼛속 깊이 각인되지 않았나 하고 짐작해 볼 뿐이다.
선생과 대중가수를 비유한다는 것이 살짝 부담이 되지만 지금 뒤늦게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작사 작곡하면서 서글픈 사랑과 인생에 관한 노래도 잘하는 최백호의 촌스러움과 질박한 어투를 시인의 모습과 작품에서 느꼈다면 시인에게 큰 결례를 범한 것일까?
동업자와 함께 문학관을 나서면서 한사람의 시인을 제대로 만나고 왔다는 큰 행복감을 느꼈고 비록 천하가 인정하는 유명 시인이나 천재 시인은 아니지만 언제나 평범한 서민들이 느낀 애환을 전통적인 시어로 읊어준 향토시인을 알게 되어서 기쁘다.
선생의 창작시 '첫사랑 그사람은'---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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