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전부터 '청도 밭에 가 봐야 되지 않았느냐''비 온 뒤에 억새가 많이 자랐을 텐데,,,''요번 주에는 시간을 낼 수 없느냐'등등의 권유형 독촉에 못 이겨 아침나절에 청도 과수원으로 가 두 시간 남짓 풀베기 작업을 했다.
동업자가 걱정한 만큼 억새와 환삼덩쿨은 세력을 넓히지 못했고 예전과 같이 개망초가 자두, 감나무 아래서 어른 키만큼 자랐을 뿐이다.
생수병에 한가득 유류를 사 갔지만 1/3정도는 남겨왔을 만큼 손쉬운 작업을 끝냈다.
수확 뒤끝의 자두 한개와 매실 한 개를 찾아내어 갈증 달래 기삼아 한입 물었더니 달콤하고 약간 새콤한 맛이 귀밑 침샘을 자극하여 대번에 한가득 침이 목젖을 넘어간다.
귀가 중 가술리 수산면가에서 오징어 홍합 파전 한 접시와 콩국수 한 그릇에다가 생막걸리 한 병까지 시켜줘서 마치 마님과 머슴의 관계처럼 점심 한 끼를 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