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삶터,쉼터

까치

왼다리베드로 2020. 1. 28. 16:37

 

 

 

 

 

 

 

 

 

 

 

 

 

 

겨울비인 듯 겨울비 아닌 봄비 같은 겨울비가 내렸다.

언제 비내렸던 듯 화창한 푸른 하늘에는 옅은 구름 흔적뿐이고 농원의 연못에는 간밤에 추적거렸던 빗물이 제법 고였다.

 

농원에서 바라본 저수지 수면은 명경처럼 맑아서 먼산의 그림자가 되비춰 보여 한가한데 날짐승 먹이로 가져온 설날 음식 찌꺼기는 자귀나무에 앉혀놓은 먹이통 바가지에 부어주고 어떤 새가 찾아드는지 살펴보았다.

 

오랜만에 농막 안 청소를 하면서 수시로 먹이통 쪽을 내다보았지만 근 한 시간 동안 기척이 없다가 농막 문을 막 잠그고 퇴근할려는데 후드득하는 날갯짓 소리가 자귀나무 쪽에서 들려오면서 두 마리의 까치가 짝으로 날라들어 먹이를 다투어 쪼아대고 있는 것이다.

대가리부터 꼬리까지 짙은 까만색이고 가슴과 배부위만 하얀색이라서 내려앉을 때는 꽤 기품 있는 자세로 보였지만 게걸스럽게 먹는다.

 

수년 전 완두콩을 파종해 놓으면 얄짤없이 파먹거나 파내어 낸 후 먹지도 않고 장난만 치는 얄미운 짓을 하는 놈들이 까치 짓인 줄 이미 알고 있지만 그 일은 과거지사,,, 먹이통을 달아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먹이활동을 훼방할 생각은 없지만 박새류의 군집생활을 하는 작은 새들을 위해 약간의 먹이량 조절을 해줬다.

 

새해 첫 먹이통에 까치부부(?)가 찾아든 일이 좋은 일이거나 하찮은 일이거나 상관하지 않을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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