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두 번째 절기인 우수는 눈이 녹아 물이 흐르면서 산천초목에 움이 트는 생기가 흘러 싹이 트고 꽃이 피는 봄이 곧 온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어제까지 코로나19(COVID-19)는 대구시에서 처음 환자 1명이 확진자로 진단됨에 따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는 밤 9시 뉴스를 보고 이제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에게 닥치는 시련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울한 생각으로 아침부터 농원을 찾았다.
열흘 전에 몇개의 꽃봉오리가 터지기 시작한 4그루의 홍매는 꿀벌들이 몰려와 붕붕거리며 매화꽃 속으로 파고들고 아련하기만 했던 매화향은 완연한 향기가 되어 멀리서도 매화꽃이 활짝 폈음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씨앗 발아한 어린 비파나무는 아침 햇볕을 받고 서서 산뜻하다.
의령 밭에 삽목 할 아로니아 모주를 살펴보니 '따뜻한 겨울' 탓인지 가지에 물이 오르는 것으로 보여서 내일부터 삽목 채취 작업을 시작할 작정이다.
귀가 중 오전 11시 중앙사고대책본부의 뉴스특보를 들어보니 대구의 확진자를 포함하여 15명의 추가 확진자가 진단되어 총확진자는 46명이며 수도권에서는 12살 어린이도 확진됨에 따라 지역사회로 감염자 확산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발표하고 있다.
메르스의 경험을 비추어보면 대구의 31번 확진자는 활동범위가 넓어서 소위 말하는 '슈퍼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여 걱정스럽다.
짧은 생각이지만 연세가 있으신 분들께서는 바쁘신 분들 빼고 될 수 있는 대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코로나 19가 진정될 때까지 게으른 농부는 농사에만 집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