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나무와 가시오갈피는 둘 다 가시를 달고 있는 나무로써 남녘땅에서는 지금쯤 새잎이 왕성하게 발아하는데 엄나무는 가지 끝에서 뭉툭한 봉오리가 생긴 후 진녹색의 찬란한 새싹이 펼쳐지고 반면에 가시오갈피의 새잎은 모든 가지에서 끝 또는 가지의 모든 곳에서 연녹색의 새순이 돋아난다.
동읍의 농원 언덕 모퉁이에 나란히 심겨진 엄나무와 가시오갈피는 매년 봄이면 첫 물로 돋아나는 잎 나물을 제공해 주지만 둘 다 형용할 수 없는 쓴맛을 가지고 있어 동업자와 함께 즐기는 나물반찬이다. 특히 엄나무의 새 순은 그 양이 많지 않아 몇 끼에 불과한 봄나물 반찬이 될 뿐이고 어린잎이라야 나물반찬이 되지 조금 더 웃자라 버리면 독특한 그 쓴맛이 더 강해지기 때문에 감히 먹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가시오갈피 새순 따기는 동업자가 맡아주어서 엄나무 새순 따기가 수월했지만 엄나무의 엄중한 가시 때문에 가죽장갑을 끼고 가지를 톱질하여 잘라 내린 후 잎 따는 순서로 마무리했다.
동업자는 그 사이에 애기사과와 모과나무 아래에 붙어 서서 꽃봉오리 따기에 열심이다. 말려서 꽃차를 내려주신다는데 얼핏 보니 종이가방에 반쯤 채워왔고 참중나무 새순도 한 움큼 따왔다.
우리나라 코로나 확진자의 수는 50명 내외로 통제 가능한 수치로 안정화되고 있으나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확진자 숫자가 폭증하고 있고 이웃 섬나라의 지도자는 뒤늦게 도쿄도를 포함한 7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고 한다.
바야흐로 온 세상이 코로나 미생물의 습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잔인한 4월이 무르익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