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장맛비처럼 내린 여름 비는 메말라 갈라 진 대지와 코로나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농업인들께 단비가 되었다.
집 마당에 심긴 비파는 단비가 내린 뒤 씨알 굵기가 눈에 띄게 커지고 급기야 열매가 달린 가지는 포도송이처럼 밑으로 늘어져서 마치 큰 대자로 들어 누운 사람 모양으로 휘청거리며 옆에 선 동백나무를 짓누르기 시작했고 비오기 전에 잘 익은 비파 열매 몇 사발을 맛 보신 동업자는 비파 수확을 연신 독촉하시는 바람에 더 늦출 수도 없다.
어제저녁 무렵 폭염을 피해 비파나무 가지 정리를 겸하여 비파 열매를 따 내었다.
작년보다 수확량은 약 10배 정도 늘었을 뿐아니라 단맛과 굵기도 더 커졌다.
동업자는 이웃에게 비파맛을 보여주고 싶어 안달을 내는 것 같아 새벽 5시부터 비파 선별과 세척작업을 끝내고 소쿠리에 담긴 채로 비파를 넘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