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올해 1월부터 모두들 힘들어하며 겨우 버티어 오고 있는데 기상청 관측상 최장의 54일간 긴장마로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는 시간당 역대 최고 수량의 많은 비까지 내려서 별로 손도 써보지 못하고 인명과 재산상 많은 피해가 발생되었고 일부의 시군지역은 국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한증막 같은 땡볕이 이어지고 있어 밤에는 열대야 때문에 하루 종일 정신이 몽롱하여 입맛 밥맛이 다 떨어진 판에 다시 세 번째 코로나 대유행의 조짐이 시작되고 있다.
지구적인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을 이제야 뚜렷이 느낄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산천의 초목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절기에 따라 꽃이 피고 지며 열매를 맺고 있으니 언젠가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할 터인데 장마 초입부에 분홍의 꽃대를 올리기 시작한 상사화 무리들은 세찬 비와 바람에도 아무렇지 않게 꽃이 피고 진 채로 일 년 농사를 끝낼 준비를 하고 있다.
상사화는 여름꽃 식물이기 때문에 대부분 왕성한 번식(구경번식)을 하지만 개체마다 생육상태는 달라서 올 가을에 잎을 내지 못하는 개체도 있을 것이고 그놈은 곧 도태를 의미하면서 내년 여름에는 꽃대를 올리지 못하고 다른 개체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부터 땅밑에서는 상사화 구경끼리 자리다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간혹 넓은 범위로 구경을 캐내어 보면 굵은 씨알로 번식한 놈들과 그렇지 못한 왜소한 구경으로 번식한 새끼들 마저 찌들어서 성장을 하지 못한 것이 관찰되었기 때문이다.
상사화는 잎과 꽃이 한몸에 달리지 못하는 숙명적인 삶을 살기 때문에 꽃이 필 때 영양분을 쓰고 잎을 달았을 때 성장할 수 있지 않나 하고 추론해보았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몇 달씩이나 버티어 오고 있지만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대로 절기에 맞추어 운행되고 있고 국내외를 불문하고 협동하지 못하는 호모 사피엔스(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신인류)끼리는 너무나도 많은 유감스러운 사건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서 정말로 유감이다.
바이러스는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스멀스멀 감치면서 스며드는 좀비 같은 인간들은 염병보다 더 무섭다.
제발~
두 팔 벌리고 마스크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