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초를 얻어 심은 지 3년 째다.
농원 창고문 옆과 집 거실 창문 앞에서 잘 활착 되어서 두 번의 월동도 무사히 견뎌내었고 각각 3~5개의 애기 파초를 거느리는 무리의 우두머리처럼 파초잎으로 바람을 휘젓고 서있다.
모래질의 잡석이 섞인 집에 비해 농원은 투수성 점토질 흙지반이라서 파초의 생육환경에 적합한 것 같고 보름 전에 애기 파초 한 개를 파 옮겨 주었더니 8호 태풍 '비바'의 해코지에도 보란 듯이 건재해 있다.
지난밤의 소나기에 푹 젖은 농원의 아침 공기는 습도가 가득하여 바짓가랑이가 금방 젖어들었으나 저수지 수면에 어린 안개가 햇볕에 반사되어 사방이 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