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일기)

팽나무 가는 길

왼다리베드로 2022. 8. 14. 15:22

현재 모 종편 방송국에서 인기리에 시리즈물로 방송 중인 팽나무에 대한 기사가 곳곳에서 화제 일색이다.
더군다나 그 팽나무의 소재지가 농원이 있는 주남저수지의 동읍과  연접하고 있는 대산면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한번 둘러보자고 했던 동업자의 약속을 거의 한 달 보름 만에 지킬 수 있었다.

32도 넘나드는 습한 날씨에 찾아간 팽나무 가는 길은 지난밤의 천둥 번개 치는 소나기로 무더울 거라고 예상하고 반바지 차림의 행차였지만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고행길이다.

멀리 팽나무 언덕이 보이고 농업용 수로에 붙은 시멘트 포장길에는 관람객들의 소유로 보이는 자가용 차량이 일열로 길게 주차되어 있으며 동네 입구에는 모범운전사로 보이는 분들이 천막을 치고 자원봉사 중이다.

동네 골목길을 지나 팽나무 언덕길에는 창원시의 임시 홍보부스가 차려져 교통정보 등의 인쇄물을 나누어 주었으며 팽나무로 향하는 길에는 야자수 줄기로 짠 폭신한 매트가 팽나무 언저리까지 깔려있다.
조금 더 올라가니 흙 포대가 이곳저곳에 쌓여있는 거로 보아 흙이 패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였으나 이마저도 포대가 헤어져서 속이 다 보일 지경이다.
언덕 정상에 심긴 수령 500여 년의 팽나무는 그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가지를 딱 벌려서 어깨를 펴고서 튼실하게 뿌리를 대지에 박고 서 있었다. 나무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사람들의 실루엩이 순간적으로 팽나무에 붙어서 떼창을 하고 있는 매미처럼 작게 느껴졌다면 더위 먹어 정신줄을 놓아 헛것이 보였던 것일까?
 
팽나무 옆에 붙어서서 사위를 둘러보니 네모 반듯하게 경지정리된 들판에는 우렁이농법으로 검푸르게 벼가 익어가고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듯 보이는 자전기하이킹 소롯길이  팽나무 언덕아래까지 이어져 있다.

무더위에도 정말 여러분이 방문하셨다.
면면을 살펴보니 유모차를 끌고 오신 청년 부부, 초등생 손주와 손잡고 오신 장년 부부, 청바지를 깔맞춤 한 아리따운 여고생팀 등 청장년층이  많이 오신 것으로 보아 "이상한 변호사' 시리즈의 애시청자들임이 분명하다.
자폐스펙트럼의 변호사의 출중한 활약과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헤엄쳐 나타나는 밍크고래의 환영으로 위기를 극복해 내는 주인공에 매료되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이며 이 드라마 각 회편에서 우리들의 희망을 보여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동읍 주남저수지와 연접한 창원 특례시 의창구  대산면에 500여 년 이상 대동사회의 민중들의 삶을 지켜주며 살아남은 팽나무가 앞으로도 탈없이 오랫동안 그 곳에서 예와 같이 우뚝 서 있을 것이란 희망을 위해서 창원시민들의 애정과 보살핌이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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