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골사과로 유명한 표충사 인근의 산자락에는 빨간사과알이 크리스마스트리의 색색가지 전구알처럼 빛나게 익어가고 있고 가지산 정상을 넘어가서 석남사 언저리만 둘러보고 빠듯하게 언양전통시장에 도착했다.
십수여 년전에 울산 근무시절 가끔 즐기던 한우곰탕의 추억을 찾아 남천 강변의 옛장터 주차장을 찾아왔건만 옛장터 마당의 흔적은 일부 남아 있었지만 주변 도로정비와 함께 비가림 시설인 아케이드지붕이 덮힌 '언양알프스시장'으로 정비되어 있어 아주 어색한 모습이다.
장터골목에는 국화꽃 화분과 배추모종이 차려져 가을 장터의 둘러보는 맛이 있었고 대장간의 모습과 길바닥에 차려진 농기구와 생활잡화 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으나 장터골목의 상점들의 함석문들은 대부분 닫혀있었다.
그러나 천막가리개가 쳐진 길가 상점들은 장날이 아닌데도 손님들이 분주했고 곰탕식당에는 제법 손님들이 들락거리는 모습이다.
아케이드속의 정비된 시장점포에는 불이 켜진 상태지만 한적했고 난전에는 할머니 몇분께서 농사지은 과일,달걀,나물류와 약초 등을 작은 쟁반에 차려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예전 즐기던 곰탕집은 끝내 찾지 못했고 그 근처의 옛장터 골목의 허름한 식당에서 수육과 곰탕 한그릇씩으로 점심을 때웠다.
마침 부산에서 오신 듯한 예닐곱 분의 라이더 몇분께서도 곰탕을 드신 후 자리를 뜨는 것을 보니 이집은 꽤 입소문난 곰탕집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 바로앞의 남천변의 공영주차장은 2시간까지 무료주차가 가능하고 도로옆에는 10분간 정차가 가능하다는 상인들의 표지판이 걸린 것으로 보아 장날(2,7장)에는 도로사정이 복잡한 것으로 보인다.
언양알프스시장을 떠나면서 다시 생각키는 것은 '알프스'가 상징하는 전원이나 목가적인 모습과는 너무 동떨어진 '허물지고 있는 장터'모습만 보여 씁쓸한 기분을 내내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