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 여러 주택 담장안에 심겨 진 벚꽃은 이미 만개되어 흐드러졌지만 농원의 벚나무는 분홍색의 꽃망울만 탱탱 부풀어 있고 언제라도 봄비만 푸욱 적셔주기만 하면 이내 꽃잎 터질 태세다.
그런데 이 와중에 살구꽃이 '나도 벚꽃처럼'하면서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이 살구나무는 몇해 전 한 겨울에 고교동창의 얼어붙은 밭고랑을 부실한 삽과 곡괭이로 겨우 3 그루을 굴취해 와서 농원 입구의 밭에 옮겨 심었고 2년 전부터 노란 살구맛을 보고있는 여름 주전부리 나무다.
꽃이 환하게 피고 꿀벌의 날개짓 소리가 요란하니 '올 여름도 싱싱한 살구맛을 볼 수 있겠네'하는데 입 안 가득한 침이 저 넘어로 꿀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