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농업.농사일기)

김장밭 농사짓기(1)

왼다리베드로 2006. 8. 30. 11:39
날짜
2006.08.29 (화)
행복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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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아내와  김장용 배추와 무를 우리 손으로 가꾸어 푸른 이파리가 많이 달린 섬유질이 많은 맛있는 김장을 직접 담아 먹어보자는 이야기를 주고받은 일이 있다.

울산에 근무할 때 농사경험이 많은 직원이 직접 재배한 김장배추를 맛보고 꼭 해보고 싶은 의제(?)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 김장배추는 일 년이 지난 김치임에도 조금도 뭉그러 지지 않았고 섬유질이 씹히는 명품김치(?) 맛이었다.

그 제조법은 이러하다.

첫째;무농약으로 재배한다, 둘째;풀을 뽑아주러 갈 때에만 물을 주고 나머지는 하느님이 물을 주신다. 셋째;대량으로 재배하고 젓갈을 쓰지 않고 대량으로 김장하여 친인척에게 나눈다.

배춧잎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고 배추 이파리가 왜소하며, 배추 속이 거의 없는 굉장히 섬유질인 김치 맛은 젓갈을 쓰지 않아 담백하였고 오래 보관하려면 소금을 많이 넣었을 터이지만 맛은 짜지 않았다. 일 년 이상 저장된 그 김치는 웬만한 사람은 맛을 볼 수가 없다.

자,,,,,,서론은 이 정도로 하고,,

김장밭은 소나무밭의 위쪽의 대나무 뿌리를 캐어낸 자리로 올해 늦은 봄에 조생종 옥수수 이십여 포기를 심어 이미 하모니카를 불었던 곳으로 옥수숫대를 뽑아 내자 금방 잡초가 차지한 곳이다. 그곳에서 생산한 옥수수 종자 세 개는 우리 집 처마 밑에서 내년 이른 봄에 파종을 기다리고 있다. 옥수수의 심는 시기를 몰라 심는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수확이 보잘것없었다. 거름기가 부족하였고 심는 시기도 놓쳐 버린 탓이다.

농사는 제철에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

늦어도 너무 빨라도 장애가 나타난다.

수확량, 품질로서 나타남을 체험하였던 바이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하는 어른들의 말씀을 이해할 것만 같다.

오늘은 좀처럼 함께하기 힘든 첫째 놈이 동행한 밭갈이이다. 아내는 땡볕에 피부가 어쩌니 저쩌니하다가 빠져버리고 우리 집 사내 세명이 밭을 일구기로 하고 얼음물 두 통만 달랑 들고서 출발하였다.

 (사진 1) 밭갈이 초반부 잡초제거작업. 일주일 전 옥수숫대 제거하였음. 아래쪽에 소나무 묘목과 소류지의 수면이 보임. 수면에는 마름이 왕성하게 번져있음. 06.8.29 촬영

 

후덥지근하니 일을 하기에는 좋은 날씨가 못된다.

둘째 놈은 아침을 먹고 와서 그런지 끈기 있게 일에 열중하고 있으나 첫째는 빈속에 금방 일에 지쳐버려 연신 물을 마신다느니 자주 헐렁거리며 빠져 버리는 곡괭이 자루가 어떻다느니 서서 있는 시간이 많다.

그래도 한 손이 더 보태어 일을 하니 제법 속도가 나고 있다.

나는 은근히 아들과 함께 하는 이일을 즐기고 있다.

 (사진 2)  옆 밭의 만생종 옥수수가 한창 익고 있다.대나무 뿌리를 캐어내고 일군 밭이라 얕은 깊이에서 대나무 뿌리 덜 썩은 흔적이  밭갈이를 더디게 하고 있다. 보이는 검은 비닐 쪼가리는 잡초방제의 멀칭비닐로 옥수수밭보다 조금 더 크게 조성하기 위하여 일부를 걷어 내고 있음. 잡초는 바랭이가 왕초 짓을 하고 있음. 06.8.29 촬영

 (사진 3) 고랑과 이랑으로 모습이 갖쳐지고 있는 김장밭.    06.8.29. 촬영

 (사진 4)  소나무밭 아래에서 위(서쪽)를 보고 한컷.    06.8.29. 촬영

 (사진 5) 마무리 중인 밭갈이 장면.             06.8.29. 촬영

고랑을 만든 후 흙에 썩여있는 잡초 뿌리 제거 작업에 권태를 느낀 아이들이

고만두기를 청한다. 힘으로 하는 일보다 잔손질, 뒷마무리 일등에 쉽게 짜증을 낸다.

온몸이 땀투성이다.

페트병 두통의 물은 벌써 바닥이 나있다. 노동력의 한계점에 다 달은 것으로 보인다.

미리 사둔 동물 부산물퇴비 두 포대를 이랑에 뿌리고 흙을 고른 후에 작업을 끝냈다.

초보 농사꾼 세명이 아침 열한 시부터 점심 굶고 오후 네 시 삼십 분까지 이룬 작업량치곤 내용이 알차다고 생각된다.

벌써 다섯 시간 반의 시간이 흘렀다.

남이 보면 보잘것없는 일감으로 볼 지모르지만 오늘 우리 팀은 큰 일을 해낸 것이다. 나는 오랜만에 아들들과 함께한 보람된 시간이었다.

미꾸리처럼 빠져버린 아내가 얄밉고도 고맙기만 하다.

그래서,

아내에게 당당하게 핸드폰을 날리게 한다.

 "닭볶음탕을 만들어 놓으라고,,, 애들이 좋아하는 매운 것으로"

 

저녁에는 잘 익은 붉은 건고추 다섯 개가 들어간 얼큰한 닭볶음탕에 아들과 함께 소주잔을 걸칠 수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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