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신통력이 있게 잘 맞힌다.
진짜 겨울 날씨답게 제법 매섭게 바람까지 분다.
며칠 전 방앗간에 부탁 부탁하여 구해놓은 깻묵 한 포대에다가 아내가 알음알음으로 연결하여
구한 한약 찌꺼기 세포대가 갑자기 생기는 바람에 오랜만에 집에 들른 큰 놈과 함께 함안 밭으로 나들이하였다.
내년 농사용 퇴비를 직접 제조하여 경비를 절감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예정에 없던 나들이라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나 잡혀가는 아들놈이나 기분이 꿀꿀하다.
아내는 핑계를 대더니 빠져 버렸다. 재료를 구한 공로로 빠져야 공평하단다.
운행 중 한약 냄새가 차 안에 베여 정신이 맑아져 총명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오랜만에 아들과 단둘이서 이런저런 얘기에 금방 밭에 도착해 버린다.
사진 1 깻묵 한 포대를 밑바닥에 깔았다. 06.12.28. 촬영
사진 2 근처에 한약 찌꺼기 세포 대가 보인다.
사진 3 간 김에 겨울의 소나무밭 전경사진을 촬영하여 기록함
(김장 텃밭 자리에서 촬영, 자동 플래시가 터짐)
사진 4 디카를 왼쪽으로 하여 샷
사진 5 더 왼쪽으로 샷
사진 6 더 더 왼쪽으로 샷
집에 돌아와서 작업 결과를 듣던 아내가 얼 골이 벌겋게 되어 노발대발이다.
작업을 잘못하였단다. 사연인즉슨 가을에 씨앗이 소복이 달린 바랭이 잡초를 모아 둔 더미를
김장채소밭 옆에 수북이 쌓아 두었는데 한약찌꺼기와 깻묵을 그 속에 썩어 퇴비로 갈무리하였더니 그게 잘못되었단다.
아내가 그렇게 기세 등등하여 성을 내는 것을 처음 본 지라 아들과 둘이서
멀쭘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진정하고 얘기해 보랬더니 바랭이 풀씨는 태워서 재로 썩어야지 그대로 퇴비로 만들면 거름과 풀씨를 같이 주는 꼴이 되어서 ,,,,,그게 바보짓이란다.
'잡초가 나면 다시 뽑거나 제초작업을 하면 될 것 아니냐'하고 말다툼하다가 그냥 말아 버렸다.
이런 일은 내가 져 줘야지 지는 게 이기는 것이지 그래야 평화가 있지,, 하면서
아들과 저녁 반주를 한잔하였다. 아들이 그런다.
'아버지 옛날 성질 많이 죽이셨네요'
'..........................................'
내가 참지 참아. 참아 보니까 그런대로 기분 나쁘지도 않다.
아내에게 지는 것도 별게 아니군.
저녁 반주 때문인가? 나도 나이가 먹어 힘이 빠지는 건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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