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6

잠자리의 윤회

매일 아침마다 먼저 마당에 물을 준다. 초여름의 아침이면 마당의 화분들은 바싹 말라있기 때문이다. 돌 틈에 심긴 철쭉은 지금 꽃이 한창이다. 작은 연통에 심긴 연꽃 '훙르'도 꽃대를 한 개 올리고 있다. 홍르의 꽃대를 찾다가 연 이파리 밑에서 탈피하고 있는 애기 잠자리를 찾았다. 제모습을 닮은 겁데기를 마주 보고서 날개를 말리고 있는 모습이 처연하다. 매년 반복되는 잠자리의 탈피하는 모습도 이제는 별로 신기하지는 않지만 작년 겨울의 그 엄동설한에도 무사히 월동하여 질긴 생명을 이어온 것은 축하해 주고 싶다. 그리고 다시 하늘을 날라올라 새로운 짝을 찾아 다음 생명이 잉태하면 이 연통에 반복해서 씨를 심어주기를 기다릴 뿐이다.

수련과 연꽃 2010.06.08

잠자리의 탈피

이른 새벽에 연과 수련 화분에 물을 보충하고 고사 일보 직전에 있는 소나무 분재에 한줄기 지하수를 분사하니 한 마리의 잠자리가 깜작 놀라 잠깐 날아오른다. 5년 전에 선물 받은 소나무 분재는 필자의 게으름으로 인하여 하루 동안 물 주기를 깜박하는 바람에 움트던 새순이 말라버려 매일 아침 회춘(回春)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터였기에 한 방울의 물에 놀란 잠자리만큼 필자도 적지 않게 놀란 꼴이 되었다. 옮겨 앉은 선잎의 옆에는 등이 터진 애벌레의 탈피가 앙증스럽게 매달려 있다. '훙르'라는 중국 품종의 연꽃이 식생하고 있는 이 연통은 올해는 분갈이도 없이 그냥 선 잎을 올리게 하였더니 벌써 꽃대 하나가 배시시 올리고 있는 중이다. 아마 오늘 이 세상을 만난 이놈은 '잠자리의 이상한 비행'이라는 제목으로 동영상..

수련과 연꽃 2009.06.26

여름축제의 끝-고추잠자리

찜통 여름이 언제 그랬던가 싶게 달라졌다. 새벽에는 얇은 이불을 덮지 않으면 한기를 느낄 정도이다. 마당에서 키우는 수련과 꽃연들 중에 연들은 연밥이 무르익어 가지만 수련은 아직까지 꽃대를 올리고 있다. 몇 가지 되지 않는 꽃연들 중에 꽃을 보지 못한 연들은 청능홍연이 올해는 꽃대를 올리지 않았을 뿐 나머지 꽃연들은 여러 개의 연밥이 까맣게 익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 키우는 청아와 훙르는 많은 꽃대를 올려 여러 사람에게 향기를 맡아볼 수 있게 해 주었다. 관상용 꽃연으로 추천드릴 만한 꽃연이라고 생각된다. 늦은 오후에 고추잠자리가 까맣게 익은 연밥 위에서 한참 동안이나 재주를 부리고 있어 문득 여름축제를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 사진 1 고추잠자리와 연밥. 사진 2 아산백연의 연밥 ..

수련과 연꽃 2008.08.29

잠자리의 비행

해가 바뀌고 반년이 지나도록 공휴일이 아니면 짬을 낼 수 없는 관계로 연밭 풍경의 카테고리에 글을 실을 수가 없다. 연밭 풍경은 시외의 타지방의 연못이나 연밭이 대상으로 소재를 얻기 때문이다. 무엇을 새로이 얻고자(배우고자) 한다면 무엇인가 댓가를 치러야 하는 것은 불문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새로운 기능(용접 기술)의 학습과 연마하는 재미에 빠져서 그동안 수련과 연꽃 관리에 소홀한 점이 없지 않다. 여름이 무덥고 습한 한여름으로 바뀌고 있어 수련과 연의 생육에 아주 좋은 환경이 되어 꽃봉오리를 맺고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밀린 숙제처럼 수생 화분들을 가꾸느라 반나절 넘게 마당에서 이끼제거, 민달팽이 구제 작업, 낙엽 청소 그리고 2년간 발효시킨 깻묵 비료를 하나씩 화분에 박아주는 일을 하고 있는데 잘 ..

수련과 연꽃 2008.07.07

과수원의 연못풍경

산간 계곡 속의 과수원이 동남향으로 자리 잡아 위치하고 그 속의 습지에 유공관을 방사상으로 매설하고 중심부에 연못을 만들어 놓은지라 상시 연못 수위는 부족하지 않다. 늦봄을 지나 초여름의 무더운 날씨속에 과수원의 매실 살구 과실이 무르익어 가고 연못에는 노랑꽃창포는 벌써 꽃이 져버려 씨앗을 머리에 이고 있고 수면에는 온대 수련 헬볼라 한송이가 흰꽃으로 주인을 반기는데 질세라 노랑어리연은 군집으로 꽃을 피어 시선을 어디다가 두어야 할지 망설이게 한다. '군자의 꽃'이라는 아산백연은 선잎을 우뚝 세워서 수면 위를 평정하고 있고 작년에 던져둔 소형의 꽃연들은 월동이 되지 못한 것인지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달포 전에 1 개체로 확인된 도롱뇽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물속에서 은밀하게 연못 주인을 응시하..

수련과 연꽃 2008.06.16

수련과 연이 함께 살아 가는 생명

그저께 대충 제초작업을 한 후에 가슴높이까지 자란 잡초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보니 망초라는 풀인 것으로 밝혀졌고 이놈들을 없애기 위한 제초작업을 오늘 다시 착수하였는데 아침 열시부터 오후 세시까지 세 사람이 분무기 2대와 낫으로 가볍게 해결하였다. 일주일 후에 작업 결과를 다시 확인하여야 한다. 점심밥을 밭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그늘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다가 연못 속에서 살아가는 개구리와 잠자리, 달팽이가 수련과 연을 벗 삼아 사이좋게 살아가고 있음을 새삼스레 발견한다. 오늘의 일을 파이로 정리하여 기록해둔다. 그리고 과수원의 불청객 망초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여 같이 기록(복사)해 둔다 망초 (Erigeron canadensis L.) ● 국화과(Compositae) 식물입니다. ● 한자로는 비봉(飛蓬),..

수련과 연꽃 2007.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