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꽃이 달린 여주가 맺혔다.
씨앗 포트파종한 후 긴 시간 동안 싹이 트길 기대하고 고대하다가 발아시키는 방법이 틀린 것을 알고 다시 싹 틔우기를 두 번째 시도하였으나 또 실패하였음을 알고서 단골 종묘상에서 포트 모종 3포기를 사서 고구마밭 모퉁이에 심었던 그 여주들이 오이망을 손잡고 타고 오르면서 노란 꽃을 단 애기 여주가 생긴 것이다.
호박, 오이, 수세미와 같이 암꽃, 수꽃으로 암수 별도의 꽃이 달리는 여주는 노란 꽃들 중에 여주가 달리지 않은 꽃이 수꽃이며 수정이 끝나면 임무가 끝나는 꽃이다.
언제나 새로운 품종의 식물세계에 궁금증이 많아 실제 농사를 하면서 그 작물의 한세대를 열심히 관찰해 보는 재미를 즐기는 취미 농사지만 이번에 선택된 여주는 씨앗 싹틔우기부터 순조롭지 못하여 게으른 농부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있는 작물임에 틀림없다.
계속되는 가뭄은 길가의 잡초들까지 누렇게 고사시켜 건조하고 더운 날씨임에도 그 풍경은 마치 늦은 가을이듯 묘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으니 초본 작물, 과수작물 할 것 없이 모두 목마르기는 마찬가지다.
농원 왼쪽 귀퉁이에 자리잡은 여주 3포기는 기계 관정 수도꼭지가 정말로 '엎어지면 코 닿을 지점'에 위치해 이번 가뭄이 어떻게 덤벼든다 해도 안전하게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