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과 연꽃 184

여름꽃 ㅡ연

연못은 대개 물이 흐르는 하천 인근에서 물길의 방향이 바뀜에 따라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물웅덩이를 말하나 굴착장비가 좋아진 요즘은 인공적으로 만든 연못이 더 많다. 농원을 만들면서 비탈진 언덕에 굴착기로 파서 만든 작은 연못 3 개에 연꽃이 피기 시작했다. 6월 중순까지 바짝 메말라 새끼손가락이 들락거릴 정도로 금이 간 황토흙에 장맛비가 한 사흘 이상 퍼붓고 나니 연못물이 넘실대면서 열흘 전부터 올라온 홍연부터 꽃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에는 백연도 개화되기 시작하고 따가운 햇볕에 연못물이 끓는 것을 보니 이미 성숙한 여름이 된 것이다. 집 마당에도 온실 안 연꽃 화분에도 연꽃이 피기 시작했다. 하지(16.6.21)가 지난 지 닷새째다.

수련과 연꽃 2016.06.26

꽃연의 계절

5월 초순부터 활발하게 선잎을 곧추 세워 올리는 꽃연들은 화분에 심겨있거나 바깥의 연못에 심겼거나 지난겨울의 엄동설한에 살아남은 개체는 어김없이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끝냈다. 선잎을 올린 마디에서 수염뿌리를 튼튼하게 내린 후 꽃대를 올리면 계절은 이미 여름으로 들어선 것이다. 화분이나 연못 속의 물은 거의 40도 내외로 올라가서 손을 담그면 뜨거움을 느낄 정도가 된다. 6월이 시작되면 꽃연들은 꽃대 올리기를 경쟁적으로 시작하고 집 마당의 꽃연 화분 중에는 이미 꽃대를 올린 꽃연도 볼 수 있다.

수련과 연꽃 2016.05.31

함안 연꽃 테마파크

아라가야의 함안군에 최근 조성된 연꽃단지를 찾았다. 5여 년 전에 연꽃 육종을 전문으로 취미생활을 하시던 수의사 출신의 연꽃 애호가 김을규 선생의 안내를 받았다. 선생은 예전에 약속농장이라는 꽃연 농장을 운영하시다가 지금은 약 70 여종의 꽃연을 교배 육종 하거나 신품종을 찾아 특허출원하는 일만 하시면서 함안군의 테마단지 개발에 깊게 참여했다고 하신다. 연꽃 테마단지는 아직 선잎도 올리지 않아 그냥 연밭의 모습이고 아라 꽃연이 심긴 구역에는 아라 홍연을 설명하는 안내 팻말만 덩그러니 꽂혀 있을 뿐이지만 수위를 낮추어 둔 수면에는 천여 년 전 아라가야의 영욕이 기록된 타임머신[여덟 톨의 아라 홍연 씨앗]을 풀어헤쳐 재현한 수많은 아라 홍연 꽃대 줄기들이 수면에 꼬꾸라져서 헐렁한 씨방을 머리채 처박고 있다...

수련과 연꽃 2016.04.12

입추

연이은 열대야에 몸과 마음까지 기진맥진이다. 벌써 폭염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여러 건 발생되었고 유명 해수욕장은 물 반 사람반이란다. 밤새 에어컨을 가동하였건만 몸이 지뿌덩하기는 마찬가지라 눈뜨자 말자 농원으로 가 온실 속의 풋고추와 가지 토마토에 물 주기를 끝내고 약초 고랑의 잡초 뽑아내는 일을 대충 마무리하고 나니 구름 속으로 햇볕이 내리쪼이기 시작한다. 해가 뜨고나면 일은 고사하고 숨쉬기조차 힘들어지니 연꽃 한번 둘러보고 아침 먹으러 가려는데 아산 백연과 오가하스 연꽃들이 환하게 빛을 내며 흔들거리는 게 아닌가. 이슬 맞은 연꽃들이 때마침 내리쬐는 햇볕에 반사되면서 자체 발광하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자연이 빚어내는 사소한 현상일망정 혼자 감상하기는 너무 아까워서 폰카메라로 몇 장을 담았다. 앞으로 ..

수련과 연꽃 2015.08.02

법수홍연

5여 년 전 대형 연화분에 100여 종의 종자연 꽃을 재배하시는 약속 농장의 주인장으로부터 법수 홍연을 분양받아 작은 플라스틱 화분에서 씨줄기를 증식하였으나 생육환경이 적합하지 못한 탓에 이제껏 꽃을 보지 못했다. 씨줄기 몇개를 야외 연못에 옮겨 심고서는 까맣게 잊고 있다가 오늘 새벽에 농원을 찾았더니 연못에서 온실 속 두 개의 화분 중 한 곳에서 꽃이 핀 것이다. 진홍색의 발색에다가 연향마저 그윽한 것이 약속농장 주인께서 입이 닳도록 칭찬한 사유를 지금에 사 알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화분에는 깻묵 경단,연못에는 소나 무용 조개탄 모양의 고형비료를 준 효과를 확인했다. 씨줄기를 증식해서 꽃연을 사랑하시는 여러분들에게 분양하면 틀림없이 고맙다는 인사를 듣게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수련과 연꽃 2015.07.16

찬홈

서해상으로 북상한 태풍 '찬홈'의 해코지를 피하기 위해 닫았었던 온실 창문을 열어 주었다. 아직 잔바람이 일고 있는 새벽에 농원에 도착해보니 연못 세 개의 연잎이 모조리 주남저수지 쪽으로 누워버렸다. 어젯밤은 남서풍이 심했던 것 같다. 농원의 바람 피해는 어린아이 손목 굵기의 솔가지가 많이 부러져 널브러졌고 적송 꼭대기에 입주해 있던 까치집 한채(?)가 땅에 떨어져 박살나 있다. 가운데 연못의 홍연들은 태풍에 아랑곳없이 제 할 일을 다했다는 듯 엎어진 채로 연꽃이 폈다.

수련과 연꽃 2015.07.13

연꽃 화분

마당 한구석에 모아둔 화분에는 소형 품종의 꽃연이 심겨 매년 이맘때쯤이면 연꽃이 핀다. 처음 뜬잎이 화분 수면 위로 올라와 겨우내 생사여부를 확인해 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선잎이 우뚝 서더니 한낮의 기온이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하면 가냘픈 꽃대에 손톱만 한 꽃봉오리가 달린다. 꽃봉오리는 일주일동안 부풀면서 흰색, 분홍색, 빨간색의 연꽃으로 활짝 피는데 대부분의 연꽃에는 향기가 있다. 연꽃이 벌어지는 처음에 가까이서 맡아보면 약간 비릿한 냄새로 시작해서 이튿날에는 연꽃향기가 은은하게 주위에 퍼져 마음을 맑고 안정되게 해주는 군자의 꽃이 된다. 오늘 꽃이 핀 품종은 전남 무안산 변이종인 '청아'다. 작은 화분에서도 제법 큰 연꽃이 피었으나 분갈이를 못해 주어 생육상태가 안 좋아 꽃의 발색은 예년만 못하다. 생..

수련과 연꽃 2015.06.16

뜬잎

연꽃의 씨줄 기를 보면 일반적으로 3개의 촉(생장점)이 달려 있는데 제일 먼저 활발하게 움직이는 생장점은 개체의 수를 늘리기 위하여 앞으로만 전진하는 촉(런너;Runner)이며 우리가 식용하는 마디마디를 이루며 이 부분은 정확하게 말하면 줄기다. 다시 말씀드리면 연뿌리가 아니고 연줄기다. 두 번째 촉은 수면 위로 잎을 올려 탄소동화작용을 시작해서 영양물질을 각 기관에 공급하는 일을 하는데 이것이 '뜬잎'이다. 연줄기의 마디에서 수염뿌리가 나오고 튼실하게 흙에 뿌리를 내리고 나면 나머지 촉은 이 뿌리를 기반으로 '선잎'을 올리는데 우산만큼 커다란 잎을 펼쳐서 본격적인 탄소동화작용을 해서 줄기를 살찌우거나 꽃대를 올리거나 하는 중요한 일을 한다. 지방에 따라 조금 빠르고 늦게 처음 연잎이 나오는 것은 이 '..

수련과 연꽃 201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