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 11

농원의 일출

갑오년 새해 아침입니다. 이곳을 찾아주시는 여러분에게 올 한 해는 광야를 달리는 말 떼무리처럼 힘차게 달리는 한 해가 되시기를 빕니다. 평화를 빕니다. 매년 말씀드리는 것은 건강과 재물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불행과 맞짱 뜨게 되는 것 중 하나가 교통사고일 것입니다. 올해도 언제나 조심조심 운전하는 습관을 지켜봅시다. 저도 천천히 천천히 교통법규를 지키면서 차를 몰겠습니다. 아울러 모일간지에 게재된 시 한 편을 소개드리겠습니다. < 1년 -------오은(1982~ ) 12월엔 한숨만 푹푹 내쉽니다 올해도 작년처럼 추위가 매섭습니다 체력이 떨어졌습니다 몰라보게 주량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잔고가 바닥났습니다 지난 1월의 결심이 까마득합니다 다시 1월 올해는 뭐든지 잘될 것만 같습..

단감나무

농원이 소재하는 야산에는 단감나무 밭이 천지에 널려 있다, 주인이 바뀐 앞집 뒷집의 단감 밭은 넝쿨에 이기지 못하여 시름시름 죽어가고 있다. 타지인으로 주인이 바뀐 탓이다, 그래도 폐농이 싫어서 끝가지 가보겠다는 농업인이 예사 외로 많은 것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다름이 않을 것이다. 필자가 아는 새 농업인은 국내 유수의 재벌기업 출신의 기술직 출신으로 부친의 가업인 농업을 물려받아 평소에 겸업으로 농사를 잘 짓다가 막상 제대(퇴직?)를 하고는 답이 없는 농사가 인생의 대안 이 되지 않는다면서 농사를 포기하시겠단다. 봉급생활의 달콤한 일상을 잊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비용대 수익 개념의 경제이론에 절대로 들어맞지 않는 농업에 안타깝지만 그분의 선택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럴 거면 단감나무 ..

아로니아 삽목 분양

곡우 절기에 맞게 봄비가 많이 내릴 모양이다. 3월부터 4월 중에는 밀식된 조경수를 적당한 간격으로 이식하는 작업을 하느라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일을 하였고 어저께는 온실 안의 포트 파종한 해바라기 새싹을 온 농원에 퍼트려 정식하는 일을 끝냈다. 동네 친구를 부르다가 혹은 혼자서 한여름의 노란 해바라기 꽃을 그리면서 그동안 땀을 많이 흘렸다. 농원 한모퉁이 해송 그늘에 마련하였던 노지 삽 목장에는 눈향나무, 사철, 아로니아, 동백, 보리수나무 등 여기저기에서 구한 나무를 삽목 하였으나 몇 품종은 삽목에 완전하게 실패하였으나 아로니아는 거의 전부 온전하게 뿌리를 내렸음을 오늘 확인하였다. 멀칭 비닐을 걷어내 보니 잔뿌리가 빼곡하다. 예상한 것보다 아로니아 삽목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것 같다. 두달전 친..

히어리(Korean winter hazel)

2010년 소나기가 내리는 만우절에 조경수 묘목이 농원에 도착하여 난감하였던 추억을 블로그에 게시하였던 적이 있다. 그날 묘목을 심었던 날은 비가 많이 내려 일회용 우의를 입고 작업했던 일이 어제일 같은데 벌써 2년 전의 추억이 되어 버렸다. 묘목 한그루의 가격이 500원부터 최고 5000원까지 약 20여만원 어치의 조경수 묘목을 서울 소재의 전문업체에 주문하였는데 농원에 정식 작업을 마친 후에 결산하여 보니 몇 가지 품종은 아예 품절이 되어 배송이 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추가 주문을 의논하던 중 티브이 방송에서 뉴스정보로 입수하였던 우리나라 특산품종인 '히어리'로 교환해 주도록 신청했던 나무가 오늘 노랗게 꽃으로 폈다. 작년에 얼핏 본 '히어리는 생육상태가 너무 왜소하게 자라 고추대로 허리를 세워 곧..

해바라기와 백연

새벽에는 홑이불을 끌어당겨 덮어야 할 정도로 가을 맛이 난다. 엊그제 같이 폭염에다가, 열대야로 잠못이뤄 하다가 벌써 가을이라니,, 달력을 보니 내일모레가 처서이다. 눈뜨자마자 일어나 동업자와 함께 일요일 아침해를 보러 농원으로 갔다. 일출은 이미 늦은 시각에 아침이슬로 흠뻑 젖어 있는 농원 언덕을 오르니 해바라기의 무리들이 노란 꽃을 달고 구부정하게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연못의 아산백연도 마지막 꽃대를 힘겹게 버티고 섰고 연 이파리에는 보석 같은 이슬이 빛나고 있다. 해바라기는 절정의 시기이나 아산 백연은 여름과 같이 퇴장하고 있다.

해바라기의 개화

해바라기가 꽃망울이 크게 달리고 그중 조숙한 것은 노란 꽃이 피기 시작한다. 늦어도 내달 초순이면 해바라기의 언덕이 실현될 것 같아 마음이 설렌다. 쨍쨍거리는 햇볕에 노랑색이 선명하다. 무리로 심어놓은 해바라기 밭에도 꽃망울을 이고 있는 것이 여럿이다. 풍성한 여름축제의 절정을 기다리는 듯 도열하고 서있는 해바라기의 집단이 사랑스럽다.

야생화 옮기기

윗집 전원주택 주인장께서 화단 정리에 도움을 청하신다. 멋모르고 화단 이곳저곳에 심었던 야생화들이 대단한 번식력을 자랑하면서 꽃나무와 반송 등 조경수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떤 야생화는 조경수의 키보다 더 웃자라서 화단의 풍경을 망치고 있었다. 대안을 제시하였다. 몇 품종만 남겨두고 전부 필자의 농원으로 옮겨심기로 했다. 마땅한 운반도구가 없어 연꽃과 수련을 키우던 검은 플라스틱 대야로 세 차례나 옮겨오니 그 수량이 제법 많았다. 심은 장소는 항상 뭔가 빠진 듯 허전하게 보였던 소나무 밑에 주로 심고 꽃이 안 달린 작은 것들은 새로 만든 여름 꽃밭의 울타리 역할을 하도록 줄을 맞춰 가장자리에 심었더니 풍경이 새롭게 변하는 것 같아서 흡족하다. 특히 큰 나무 밑의 야생화들은..

바람의 언덕

농원이 위치한 곳 주위는 단감나무 밭으로 둘러 싸여 있는 구릉지이다. 지형적으로 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이라서 언제나 바람이 분다. 일기예보에서 강풍이 있을 것이라고 하면 이곳은 거의 태풍 수준의 바람이 분다. 열대여섯 그루의 소나무도 바람이 제법 세게 불면 새순이 달린 멀쩡한 잔가지가 바람에 꺾여서 즐비하게 흩어지기도 하고 세 개의 연못에는 솔잎이 수면에 가득해지곤 한다. 대체로 바람이 센날은 남풍이거나 북풍인데 소나무의 가지들도 동서방향으로 발육되어 있어 저수지 풍경을 관망하기가 좋다. 바람이 잘 정리해 준 덕분이다. 오늘은 남풍이다. 시내에는 따뜻한 봄날씨로 포근했지만 농원은 '바람의 언덕'으로 변해 있었다. 동영상으로 찍어 기록해 둔다.

함박눈이 내리는 농원

농원에서 땔감나무를 만드느라고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함박눈이 소리도 없이 조용히 내렸다. 눈이 내리는 시간은 약 40여 분간에 짧고 굵게 내렸다. 하우스의 난로에 불지피고 바깥 설경을 만끽하였다. 경남의 남해안 지방은 좀체로 눈이 내리지 않을뿐더러 눈이 오드라도 잘 쌓이질 않는다. 저수지에 둥지를 틀고 먹이활동을 하던 철새들도 요란스럽게 소리를 내면서 법석을 떤다. 난로 속의 숯 불속에 준비해 둔 감자와 고구마를 구워서 점심 요기를 대신하였다.

가을여행

날짜: 2010.11.06 (토) 오늘날씨: 행복지수: 오늘 하루는.. 아침부터 동업자와 동행으로 통영 소재의 미륵산에 설치된 케이블카를 타고 단풍구경 여행을 떠났으나 그곳으로 집중되어 몰려드는 관광버스들의 무리가 심상치 않더니 아뿔싸 주차장이 만원사례로 관광버스로 꽉 차있다. 우리는 그곳에 진입하지도 못한 채 점심시간이라 여객선 터미널의 매운탕 집으로 차를 돌려 버렸다. 통영시내 항남동에 있는 자연산만을 고집하는 부광회식당에서 쏨뱅이 매운탕으로 점심 끼니를 때우는데 주인장께서 볼락 무김치가 제철이니 맛을 보라며 권하시는데 그 맛이 꿀맛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케이블카를 타지 못한 서운함이 다 가신다고 기뻐하는 동업자를 보니 집을 떠나온 것이 잘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성미 급하게 식사 중에 주인장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