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삶터,쉼터 337

고양이와 오리발

현재 농원 주변의 들고양이는 노란 털의 어른고양이 3마리와 올해 태어난 애기고양이 3마리가 농막 주변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성숙한 개체는 농원의 숲에서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 딱새, 박새, 참새류 등의 둥지를 공격하여 알을 섭취하거나 야간에는 눈이 멀어 꼼작하지 못하는 개체를 직접 잡아먹은 후 희생된 깃털만 남겨놓고 사라진다.며칠 전에는 농막온실에서 제법 몸집이 큰 견갑골에 노란색의 오른쪽 다리가 연결된 사체가 발견되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목부분의 깃털 몇 개만 달려있고 뼈에는 살점이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어쩌는가 보기 위해 그대로 두었더니 이틀 후 다리 부분의 살점이 뜯긴 흔적이 있는 것 보아 추측건대 젖을 뗀 애기고양이의 먹이공급 또는 생존본능을 훈련시킬 목적의 도구로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희생된 사..

2차 김장

지난 12월 4일에 강원도산 배추 10 포기를 구해 소금절임 후 갈치속젓과 새우젓을 혼합한 태양초 고춧가루로 양념한 1차 김장을 하였으나, 열흘 후 계획에 없었던 2차 김장을 또 했다.김치냉장고 공간이 항상 부족하다가 농원에서 송근주를 숙성시켰던 술독이 차지했던 땅밑의 공간이 김장김치의 자연냉장고 역할이 가능하지 않겠냐고 동업자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대번에 실행된 것이다.강원도산 배추는 이미 품절되었기에 김해산 배추 10 포기를 구입하고 소금 간 절임하고 양념 만들고 하는 기본적인 노동은 생각 발견자인 동업자가 일사천리로 준비하였으나 김장독 묻을 구덩이와 빗물고랑 파기와 운반하는 모든 일은 열심히 도와드릴 수밖에 없다.농원의 김장독 묻는 일을 마치고 마금산온천에서 온천욕을 한 후 자연산 고딩 들깨탕으로..

태복산 숲속 나들이 길

태복산(253m)은 분지형 창원시의 의창구에 위치하는 산으로 살고 있는 동네의 단독주택지 외곽의 백운사에서 출발하여 정상까지 거리는 약 1.5km로 표시되어 있지만 태복산 언저리의 각 동네마다 골목길 같은 숲 속길이 뚫려있어 고만고만한 소박한 주민들의 놀이터 겸 체력단련장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편안한 산이다. 코로나 시국에도 마스크를 쓰고서도 틈틈이 숲 속나들이 하였으나 동업자왈 '편백나무가 조림되어 있는 살평상과 나무벤치가 놓여있는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말을 흘려들을 수없어 평소와 다른 숲 속길로 깊게 들어갔다. 평소와 달리 인적은 드믄드믄 하였지만 연세가 지긋하신 분과 중장년의 등산애호가들께서 한창 인기가 유행하고 있는 맨발 걷기에 여념이 없으셨고 건강에 도움이 되시냐는 질문에 등산화보다 시간은..

법수홍련과 아산백연

남해안에 접한 창원지방은 장마기간 중 강수량은 적어서 사흘에 한번 정도 간격으로 연못에 지하수를 보충할 정도였지만 밤낮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그렇지만 중부지방에 집중된 장맛비는 5 시간동안 200mm가 내리는 홍수로 변해 여러 곳에 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정도로 큰 피해를 입혔다.농원의 연못에는 법수홍연과 아산백연이 만발하고 있는데 법수홍연은 함안군 법수면에 자생하는 홍연의 씨줄기를 함안군의 지인께서 선물한 품종이며 아산(온양) 백연은 십수여년 전에 시중에서 씨줄기를 구입한 품종이다.

연꽃개화

온실 안의 화분에 심긴 소형꽃연이 개화한 후 45일 후 연못의 연꽃이 꽃대를 올리기 시작했고 법수홍연은 꽃잎을 펼쳤다가 오후가 되니 다시 오므렸다. 흰 꽃대는 아산(온양) 백연이며 내일이면 꽃망울이 터질 것이고 개화기간은 보통 3일 내외로 폈다가 오므렸다가를 반복하다가 꽃잎이 스러지며 연밥이 여물게 된다. 장마기간 중에 개화기간이 겹치는 경우가 많으나 8월 중순까지 연꽃 향기를 즐길 수 있다.

비파열매

집 담벼락에 심긴 비파나무에 노란 열매가 맺혔다. 나무 바깥 쪽의 가지에 달린 잘 생긴 열매는 직박구리나 까치가 입질을 해 되는 바람에 성한 것이 드물고 속가지에 달려서 햇볕이 부실하고 통기성이 불량한 못생긴 열매만 조금 수확했다. 작년 연말에 자잘한 흰꽃봉오리 타레를 본 것은 같은데 언제 꽃이 핀지도 모르다가 담외벽 가지에 노란 열매 몇 개가 늘어져 있었고 이미 새들의 입질흔적으로 과일의 가치를 잃어버린 후였다. 고지 전지가위로 애를 써서 열매를 수확했지만 예년의 실적의 반이다. 따는 동안에 현관옆의 치자꽃 향기가 마당에 가득하니 별로 힘들지 않았다. 마당의 치자꽃은 장마와 궁합이 맞는지 거의 빗속에서 피곤했었는데 올해는 맑은 날에 피어서 그런지 흰색이 더 진하고 향기도 더 많이 풍기는 것 같다.

소무비 개화

3월 17일에 첫 분갈이를 해준 소무비가 꽃이 폈다. 소무비의 품종을 동정하는 특징은 꽃망울일 때 끝 부분에 알 듯 모를 듯한 분홍색이 살짝 있다가 꽃이 피면 꽃잎 끝에도 분홍색이 하루 정도 유지되다가 만개되면 그저 흰색으로 잎이 지고 만다. 이 품종은 중국산으로 국내에서도 소형 품종으로 인기가 있는 편이며 한자(영어)로는 小舞妃(little dansing girl)이라고 한다. 다른 화분의 훙르(紅日)도 붉은 꽃망울이 맺혔다.

장미꽃

5년여 전에 농원인근 중학교의 담을 넘어 활짝 핀 장미꽃의 발색이 너무 좋아서 농원의 이곳저곳에 삽목 시도했던 장미 중 다섯 곳에서 빨간 장미꽃이 만발했다. 작년 초봄에 깻묵을 발효시켜서 만든 깻묵비료를 장미 밑에 시비하였고 그 해 여름에 줄기가 왕성하게 번졌으며 지금 꽃망울이 맺히자마자 햇볕이 좋은 날에 활짝 피었다. 여름이 오면 이 종자들을 다시 삽목 해서 개체수를 더 늘려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