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삶터,쉼터 337

겹꽃 작약 개화

7여 년전에 얻어 키운 '작약꽃이 참 곱다'면서 아는 분께서 선물하신 작약이 두가지색의 화려한 꽃이 피는 것을 보고 개체수를 늘려보려고 3년 전에 다섯 포기를 뿌리 나눔의 방법으로 문주란 밭의 모퉁이에 옮겨 심었으나 관리부실로 겨우 두 포기만 살아남았고 그중 한 포기가 꽃망울을 달았다. 어린이날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에 자식묘의 작약꽃이 꽃잎이 펼쳐지는 장면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얼른 사진부터 찍었다. 어린이날 당일에는 또 비 예보가 있어서 2세대의 겹꽃 작약을 길게 감상하지는 못할 것 같기도 하다. 만개한 철쭉, 붉은 장미와 인동초 꽃도 늦은 봄이 가실세라 다투어 피고 있다.

쪽문과 언덕계단 보수작업

농원의 진입도로 쪽문의 바닥 벽돌과 흙길 계단의 버팀목을 교체했다. 쪽문 입구는 철제대문 옆의 사람 전용출입문인데 출입문의 방향이 바뀜에 따라 기존의 바닥벽돌을 뜯어내어 새로운 길에 깔아주는 작업이었고 언덕 계단의 버팀목은 3~5여 년마다 삭은 나무를 빼어내고 직경 10cm 내외의 소나무나 참나무를 베어와 교체해 주는 작업이다. 아침 9시에 시작하여 오후 1시까지 일 했고 속옷이 땀에 젖을 정도로 애를 먹었다.

연못 꽃연 분갈이

농원의 연못 3곳 중 두 번째와 세 번째 연못사이에 사각형 화분 2개와 원형 화분 1개에는 중국산의 소형꽃연인 훙르(紅日)가 지난겨울에 월동을 무사히 넘기고 살아남았다. 온실 안의 꽃연과 똑같은 방법으로 분갈이를 끝냈고 심고 남은 씨줄기 7개는 무료분양할 예정이다. 분갈이를 끝내고 나니 하얀 조팝나무의 꽃향기가 뒤늦게 코를 간질인다.

봄꽃나무

봄비가 내린 창원지역은 진해군항제 벚꽃축제를 시작으로 가로수로 심은 모든 벚나무가 분홍꽃이 활짝 피고있다. 농원의 대문 곁에도 벚꽃이 2/3 이상 만개되어 꿀벌들의 날개소리가 윙윙거리고 강전정작업을 한 6그루의 벚나무는 세력이 회복되지 못해 1/3 정도만 꽃이 피었다. 배나무 1그루와 돌복숭나무 4그루도 진분홍색 꽃봉오리가 터지고 있다. 살구나무,양앵두나무와 명자나무는 꽃잎이 지고 있고 꽃사과와 모과나무는 이제 꽃망울이 맺히고 있다. 연못물은 봄비가 충분히 내려주는 바람에 오랜만에 빗물이 가득 담겼다. 봄기운이 더욱 완연해지면 4월 중순까지 농원은 봄꽃으로 가득해질 것 같다.

경칩 후 일곱날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 1주일이 지났고 봄비가 잦아지더니 어제와 오늘 아침까지 보슬비가 내렸다. 지난 겨울 온실안 꽃연화분을 덮었던 월동 비닐을 벗겨주고 난 후 이곳 저곳의 봄꽃의 흔적을 찾아보니 홍매화는 이제 꽃잎을 떨어내고 있고 3그루의 청매화는 지금 활짝 피고 있다. 양앵두나무에도 하얀 꽃들이 피어서 꿀벌을 유혹하고 있고 농막 앞의 수선화는 줄기잎을 올렸지만 꽃대는 보이지 않았으나 장대소나무밑의 수선화무더기에는 노란 꽃대 하나가 우뚝 솟아 있다. 명자꽃나무에도 빨간 꽃망울이 빼곡하게 맺혀있기에 깻묵발효 거름덩이를 몇 개 놓아주었다. 연못앞의 상사화무리들도 녹색 잎을 힘차게 올렸다.

설날 연휴

청룡의 해인 갑진년(甲辰年) 연휴 마지막날은 귀산동 횟집과 농원인근의 창고형 대형카페에서 마무리했다. 점심때 맞추어 방문한 장남의 청탁에 못 이겨 자연산 횟집에서 생물 횟감으로 준비된 도다리회, 가정식 잡어 생선구이와 매운탕으로 배부른 외식을 누렸고 들러본 지 오랜만이라고 농원구경을 청하길레 뿌리칠 수 없어서 곧바로 30여 분 거리의 농원을 둘러보고는 마지막으로 농원에서 약 500 여미터 인접한 1,500 여평의 부지에 지어진 대형 카페에서 커피와 빵으로 후식을 즐겼다. 농원의 다섯 포기의 매실나무에는 빨간 꽃봉오리들이 빼곡하게 맺혔고 그중 몇 개가 활짝 핀 것을 보니 벌써 봄이 저만치 가까이 온 것처럼 보인다. 설날 연휴의 마지막 날은 싱싱하고 달달한 하루를 즐긴 셈이다.

수선화

작년 5월에 꽝꽝나무의 그늘에서 꽃이 피지 못하던 수선화무리를 화단 앞쪽의 양지에 일렬로 옮겨 심었는데 그 수선화들이 빼꼼히 새순을 내밀고 있다. 평상시라면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쳤을 위치지만 곰국요리를 위한 화덕 불관리를 위해 이틀 동안 거의 엎드린 자세로 땅만 보고 오가다 우연히 눈이 마주친 것이다. 우선은 반갑기 그지없었고 그리고는 이렇게나 일찍 새순을 올리나(?)였다. 대충 세어보아도 30 포기 남짓 되는 것 같았고 질긴 생명력이 여간 대견하지 않다. 양지바른 곳이라 순전히 햇볕의 덕이라고 생각된다.

불멍

설날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농원 근처의 한우전문업장에서 우족사골 한벌을 구입하여 한우곰탕에 도전했다. 칠순을 바라보는 동업자의 제안에 맞장구를 치면서 소일거리로 '불멍의 특권'의 까지 누려보자고 시작하였지만 기실은 소나무 삭쟁이와 그루터기 등 땔감조달은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고 동업자의 소싯적 추억을 소환해 줄 의무까지 감당해야 하는 고된 일이었다. 동업자의 설명에 의하면 기계톱으로 절단된 우족은 먼저 초벌로 한소끔 한번 끓인 후 첫물은 버려야 잡내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고 두 번 째는 그득하게 물을 부어준 물의 양이 졸아들어 우족이 보이게 되면 삶아진 진국을 다른 용기에 퍼담아 낸 뒤 다시 물을 처음의 양만큼 부어주고 쉬지 않고 화력을 높여 다시 삶아준다고 한다. 그리해서 삶아진 2차 진국이 만들어지면 ..

겨울비와 개나리꽃

소나무밭의 구석진 모퉁이에 심긴 개나리에 새잎이 나고 노란 꽃까지 달렸으며 화분에 심긴 꽃댕강나무도 작은 새잎이 돋고 있다. 올해처럼 엘니뇨가 발생하는 시기에는 예년 겨울철의 서고동저형의 기압계 배치가 약화되어 북서풍이 불어 찬바람이 더 센 경우가 많았으나 지난 주에는 오히려 동고서저형인 여름철과 유사한 현상으로 '이례적인 남부는 호우특보, 강원권은 대설특보'가 동시발령되는 배경에 기후변화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극지방과 적도지방의 온도차이가 줄어들면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남쪽의 뜨거운 공기가 더 많이 올라오고 극지방의 찬공기가 더 자주 내려올 수 있다고 지구환경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지금 내리는 겨울비와 눈발이 그치고 나면 전국적으로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중부이북 지역은 한파주의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