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삶터,쉼터 337

두번째 파초꽃

22년 9월 15일 게시된 파초꽃 개화와 관련됩니다. 농원에도 파초가 농막 입구에 심겨져 있어서 그 곳에서 줄기를 잘라주어서 개화를 유도해 보았으나 꽃대는 올라오지 않았다. 대신에 집마당의 파초는 9월 5일에 첫번째 꽃대를 올렸던 뿌리와 같은 다른 포기의 줄기부분이 불룩해지고 꽃대를 내밀더니 10월 5일에 두번째 파초꽃이 피었다. 11월 30일의 중부지방 한파경보는 다음날에는 전국적으로 한파특보가 발령되는 등 갑작스러운 겨울날씨로 변하는 바람에 변변한 월동준비도 없이 파초꽃들은 냉해를 입고 말았다. 날짜별로 사진마다 설명을 붙여 내년농사에 참고코저 한다. 9월 26일: 꽃대가 줄기속에서 자란 모습(빨간선 표시부분) 10월 5일: 두번째 파초꽃(왼쪽) 10월 9일: 두번째 파초꽃 근접장면 10월 17일: ..

단풍

엊그제 내린 가을비에 집앞 공원의 나무들이 곱게 단풍옷을 입고 한나절을 버티다 아침에 내다보니 비끝 바람에 하염없이 옷을 훌훌 벗기시작했다. 여느 해와 달리 따뜻한 가을이 이어지는 가 했었는데 어느새 찬겨울의 기운이 겨드랑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 풍경이다. 계절이 늦되게 운행되는 거를 완연히 느끼겠고 지구 온난화도 한 발짝 더 다가온 것 같다. 단풍을 밟으며 공원속을 한참동안 맴돌았다.

농사용 도로

농원의 오른쪽 흙길 도로가 세멘트포장길이 되었다. 당초 흙길도로는 환삼넝쿨이나 도깨비바늘 등등의 잡초가 늘 왕성한 세력을 보였고 농원의 안쪽 기슭을 타고 올라서 급기야 농원작물을 고사시키거나 통행에 불편까지 주는 바람에 일년에 서너 번의 넝쿨 제거작업이 불가피했다. 인근의 농지소유자들의 합의에 의해 포장작업이 원만하게 이루어진 것은 잡초의 문제점보다 빗물에 의해 흙이 흘러내려 깊은 웅덩이가 생겨서 중정도의 경사길 작업차 운행이 어려웠기 때문이지만 주변 경관이 말끔히 정리되니 어부지리의 이득을 보게 되었다. 제일 윗쪽의 농지입구에서 저수지쪽을 내려다 보니 하얀 세멘트 포장길이 반듯하다.

파초꽃 개화

17년도에 얻어 심었던 파초가 거실 앞마당에서 왕성하게 자랐고 근경부의 직경이 30cm에 키가 근 3m 이상 웃자라는 바람에 키를 낮춘다고 어른 어깨 높이에서 낫으로 절단한 한그루의 줄기 속잎에서 불현듯 꽃대가 생겨 꽃다발 송이가 맺혔다. 연노랑 꽃다발의 파초꽃을 처음 본 소감은 5년여 동안 연녹색 파초잎이 바람 부는대로 시원스레 너울거리는 모습만 감상하다가 언제 틈이 나면 파초 꽃이 달린 수묵화 한폭를 그려보리라 하는 작심까지 생겼다. 농원 온실 문옆에 심긴 파초 무더기도 태풍 힌남노 태풍을 대비하여 낫으로 키를 낮춰 주었지만 가을이 임박해서인지 별 징조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내년에는 한여름에 일찍 성장을 억제하는 조치를 해서 '종보존의 본능'을 시험해봐야겠다. 파초 꽃의 변화과정을 날짜순으로 기록하였..

슈퍼태풍 힌남노

59년도의 사라호를 비롯하여 매미, 루사 등의 역대 가을 태풍들의 악몽에다가 중심기압이나 바람의 세기, 예상강우량을 따져보면 슈퍼태풍급인 '힌남노'가 경남 거제에 상륙하여 울산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가 북상 중이다. 재난방송에서 드러난 태풍 피해지역은 경북 포항의 형산강 유역과 동해안이 접하는 남구지역에서 침수피해가 많았고 경주의 농업용 저수지 제방의 붕괴 우려로 주민 3천여 명의 대피가 있었던 것은 시간당 100밀리미터의 폭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곳에서도 도로의 가로수 피해와 차량 침수는 일반적이고 전남 완도에서는 농작물 피해는 별로였으나 그간 계속되는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해오다가 '힌남노'가 실어온 많은 비로 단번에 해갈되었다는 소식도 있었다. 농원으로 가는 도로 양쪽의 동읍지역 논에는 도복 된 벼..

비파열매 수확

집 앞 공원의 텃새인 까치들이 비파 열매에 해코지를 해대는 것은 비파가 적당하게 무르익었다는 증표다. 다음 주부터는 장마전선이 제주지역으로 접근하고 한반도 남부지역은 국지성 호우가 잦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기에 작정하고 열매 수확을 하면서 웃자란 가지들을 정리했다. 작은 상자로 3개 정도 수확하였고 비파나무의 키를 3미터 정도 낮추었더니 속가지에도 햇볕이 골고루 들고 통풍 조건도 아주 좋아졌다. 작업은 고지 전지가위로 수월하게 끝냈고 높은 곳의 비파열매 몇 개는 까치들 먹이로 남겨두었다.

조립식 선반

20여 년째 농사일을 하다 보니 호미로 시작한 농기구 구입이 충전식 예초기, 전정기, 고지 엔진톱에다가 6m고가 알루미늄 사다리, 각종 멀칭 재료, 소나무 분 뜨기 기자재 등등 때문에 노동 후의 여가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농막이 그냥 창고로 변해 버린 지 오래다. 가끔 농원으로 놀러 오는 동업자와 식구들도 농원 방문 때마다 불평 섞인 건의사항이 조립식 선반을 설치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데도 농기구 정리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차일피일하였더니 큰아들 친구 몇 명이 들이닥쳐 이틀 만에 농막 안의 공간을 확 바꿔 놓았다. 정리기간의 이틀간 농원에 절대 오지 말라는 부탁 아닌 엄포(!)는 잔소리를 듣기 싫다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작업 후 농막 내부 공간을 살펴보니 모든 농기구와 자재..

철쭉 삽목

지난해 삽목 한 철쭉 삽목상에서 빨갛고 흰꽃이 피었다. 삽목용 철쭉가지를 15 cm내외로 준비하고 온실 주변의 점토질 흙을 채취해서 플라스틱 얼금 망 바구니로 체를 쳐서 삽목상에 채우고 조제된 철쭉 삽목을 촘촘히 꽂느라고 발이 저릴 정도로 쪼그려 앉아 꽂은 지가 일 년 전이다. 그러나 겨우내 온실 속에서 줄 고랑에 반쯤 파묻어 놓고 관리했지만 꽂은 수량의 반 정도만 새잎이 돋았고 그중 일부는 꽃망울이 달리더니 꽃이 핀 것이다. 여름 장마 기간 중에 멀칭해 둔 바깥의 밭에 옮겨 심을 예정이다. 오늘부터는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었고 영화관, 식당, 야외 경기장 등 바깥활동이 자유로워졌지만 마스크 쓰기는 계속되며 2 주일 후 경과를 보고 다시 '해제 여부를 재검토한다'라고 한다. 757일 만의 자유로운 일상이..

모란꽃 변종

십 수년 전 세상을 버리신 어머님께서 귀한 꽃이니 잘 키워보라고 물려주신 화분에 심긴 모란꽃이 마당 입구에서 자리 잡고선 이른 봄마다 검붉은 꽃을 선물해 주고 있다. 해마다 씨앗을 채종 해서 집 처마 안쪽 마당에서 발아시킨 후 농원의 온실에 옮겨 키워왔고 일부는 작약 뿌리에 모란 가지를 접목하는 시도를 해보기도 했으나 접목은 겨울 동해를 입어 실패했으나 온실 속에서 크는 열두어 포기중 한 개체에서 꽃봉오리가 맺히더니 드디어 꽃이 폈는데 분홍색이 핀 것이다. 어미 꽃은 검붉은 색인데 분홍색으로 변이(?)가 일어난 것이다. 꿀벌의 소행인 것이 분명하다. 우리 동네 어딘가의 꽃밭에 분홍색 모란이 있을 테고 거기에서 꿀을 모으면서 꽃가루를 묻혀와서 꽃가루받이 한 것이리라고 생각된다. 오늘 방역당국의 발표를 보면..

봄꽃잔치

배꽃과 돌복숭 꽃이 피었고 모과, 애기사과가 그 뒤를 이으려고 꽃망울을 부풀리고 있다. 청명 절기가 지나가면 땅기운은 봄기운이 넘쳐흘러서 민들레부터 노란 꽃이 피고 이름 모를 잡초까지 꽃잔치를 베풀어 준다. 언덕 중간에 있는 연못 3개에 지하수를 가득 채우고 저수지를 내려다보니 마음이 편해지는 듯하다. 30여만 명을 오르내리던 확진자 수도 20여만 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인다고 하는데 풍토병으로 전환되는 엔데믹은 실현될 수 있는지 2주일 정도 더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새로운 변이종(XL)이 외국에서 또 발생되고 있으니 과연 그게 가능할는지! 봄꽃 잔치가 갑자기 서글퍼지는 것은 목이 따갑게 부어서 음색이 변한 증세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