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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과원 예초작업

추석명절 일주일을 앞두고 청도 예초작업을 끝냈다. 올여름의 유달리 심했던 폭염과 폭우피해로 예정된 잡초 제거작업이 번번이 미루어지다 보니 자두나무, 매실과 단감나무 아래의 개망초를 비롯한 온갖 잡초들이 어른 어깨높이까지 공간을 차지하는 바람에 농막까지 출입이 버거울 정도였지만 더위핑계, 비탓을 하며 게으름을 핀 탓을 톡톡히 치르는 고행의 예초작업이 되었다. 오전 10시 출발한 청도길중 먼저 단골식당 벽오동에서 한우갈비탕으로 먼저 점심을 끝내고 현장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반쯤이다. 3 미터 시멘트 포장길이 끝나고 진입도로가 시작되는 길부터 배꼽 높이까지 자란 바랭이와 환삼넝쿨이 엉켜 통행이 어려워서 3 미터 폭의 농막까지 길을 만드는 예초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다음 농막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한 후 매실밭,..

무화과

온실에서 삽목 해서 키운 무화과나무를 올봄에 소나무아래에 옮겨 심었고 무화과가 달리더니 겉면이 발갛게 익었다. 열매의 수량도 크기도 변변찮았지만 한 개를 따서 벌려 보았더니 잘 익었고 맛이 달았다. 옮겨 심을 때 긴 가지들을 잘라 근처의 멀칭포장에 일곱 개를 다시 삽목 하였고 전부 활착 되어 잎이 파랗다. 내년 봄에 전통주 회원 여러분께 분양할 예정이다.

상사화

십 수년 전 울산 철광산(현재 폐광) 구역 답사 중 처음 보는 꽃으로 만났고 알뿌리 너덧 개를 선물 받고서 감지덕지하여 옮겨 심은 연분홍색 꽃이 폈다. 매년 이맘때즈음 연분홍색의 꽃대는 콩나물 자라는 속도로 솟아올라 꽃잎을 펼치는 것을 보면 한 편의 단막극을 보는 듯 드라마틱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여름꽃이다. 올해는 무슨 곡절이 있는지 알뿌리가 심긴 면적의 1/3 정도만 꽃대를 올리길래 혹시 땅밑으로 두더지가 해코지를 했나 의심을 했었으나 태풍'카눈'이 상륙하는 날에 다시 연분홍 꽃대가 뽀드득 고갤 내밀더니 오늘 아침에 꽃잎이 활짝 피었다. 거의 보름 간격으로 연분홍색의 꽃이 두 번 핀 것이다. 제발 기후변화의 탓이 아니길...사진 1) 처음 꽃핀 날(23년 7월 31일)사진 2) 두 번째 꽃핀 날(23..

소무비

태풍'카눈'이 남해안의 통영에 상륙한 후 한반도의 정중앙을 북상할 것이라고 기상예보 되었는데 태풍의 속도가 다른 태풍보다 유난히 느리고 많은 비와 강풍을 동반하고 있어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재난대책본부는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있다. 온실의 옆창을 내려주고 배수로 점검하는 등 할 수 있는 예방대책을 마치고 온실 안으로 들어서니 불현듯 분홍빛 꽃잎이 눈에 꽂히는 것이다. '아! 소무비를 알아채는 그 분홍이지!' 소무비(小舞妃)는 폭풍전야의 바람 없는 온실 속에서 처연히 만발해 화분 속에 서있다.

수련과 연꽃 2023.08.09

폭우 피해복구

장마기간 중 비 피해는 충북지방이 가장 크게 알려졌지만 전국적으로 이곳저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경북의 처가동네에 동업자가 물려받은 과원에도 피해가 발생하여 도로 폭 3 미터의 시멘트포장 진입도로 약 5 미터구간의 흙지반이 쓸려나가는 바람에 도로바닥과 지반사이에 공동이 생겼고 이 틈을 통해 다량의 흙모래자갈이 과원 안으로 휩쓸렸으며 매설된 배수관은 토사로 막혀 배수기능을 잃어버린 것이다. 관할 행정관서에서 피해조사 후 긴급조치된 복구장비가 오늘 새벽에 투입될 예정이라는 마을이장의 전화를 받고 새벽에 동업자와 함께 청도 과원에 도착하니 굴삭기와 인접과원의 농업인 여러분들께서 이미 작업 중이셨다. 4 미터 주름배수관 4 개가 투입되어 있었고 오늘 일기예보의 폭염경보 지역에는 청도도 포함되어 만만치 ..

붉은 머리 오목눈이

아로니아 열매 수확 중 아로니아 밭의 갓길에 이름 모르는 새 둥지가 보였고 둥지의 주인이 궁금하여 애독하는 밴드 '산새소리 둥지'에 문의를 드렸더니 "붉은머리 오목눈이(일명,뱁새)의 둥지와 알"이라고 동정해 줬다.(동영상중 오디오의 새소리는 직박구리 소리다.)아로니아 열매 따는 일은 부화와 육추가 끝난 후 새끼들이 둥지를 떠난 뒤에 하기로 했다.

장맛비

극한호우주의보, 폭우, 물폭탄, 농경지침수, 지하차도침수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를 나타내는 언론매체의 단어들이 눈을 어지럽히고 있는 장마 중이다. 충북지방의 미호천 제방범람으로 인해 10여 명의 인명피해와 많은 논과 밭이 침수되었고 다른 여러 곳에서도 산사태로 살던 집과 함께 나이 많으신 주민 여러분께서 유명을 달리하시고 그리고 또 남부지방에 호우예보가 발령되고 있다. 농원의 언덕을 오르다 보니 이곳저곳이 모두 장화발이 발목까지 쑤욱 쑤욱 빠진다. 땅속이 모두 물을 가득 머금고 있어 아래쪽의 농원 입구는 개천물처럼 물길이 생겨버렸다. 소나기가 약 한 시간 정도 내린 후 연못에 다가가 보니 비에 후줄근하게 젖은 연꽃잎이 남루하게 흐트러져서 계속되는 빗속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자연의 어떤 힘이..

수련과 연꽃 2023.07.17

직박구리

농원에 늘 나타나는 텃새로서 이쁨을 받기보다 해코지를 잘하는 까치와 거의 동급인 애증의 단골손님이다. 파종한 씨앗을 파내어 먹지는 않고 흐트러 버리는 까치처럼 막 나가는 짓을 하는 건 아니지만 건강식으로 농사짓는 아로니아 열매와 몇 그루 안 되는 살구나무, 배나무 열매가 익기도 전에 주인보다 먼저 입질을 헤대는 통에 언제나 신경 쓰이는 날짐승이다. 장맛비 속에 장대소나무 높다란 가지에 앉아 외롭게 주절거리듯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니 웬지 마음이 어수선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