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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

신새벽부터 내리는 봄비에 모란꽃이 젖어 고갤 숙였다. 알알이 빗방울이 맺혀 꽃잎을 펼칠 수 없고 애티 벗은 성숙한 몸매에 애초롬하고 알싸한 향기마저 빗방울 소리에 갇혀 조용하기만 하다. 그래도 좋은 걸! 비마중 나가야지. 하루, 이틀, 봄뜻을 헤아리지 못한게 무어 큰 일이라고, 야박스런 마음이지만 홍성 산불 다잡은 단비가 아니던가? 그리고 가뭄에 갈라진 남도 땅에도 갈증 풀어줄 정도라 하니 아니 기쁠수 없고,,, 먼산에는 비무리가 가득하고 내일 밤까지 단비는 이어질 거라네.

도화주

전통 약주는 식물의 꽃,잎,줄기,뿌리나 열매(씨)등을 이용하여 빚은 술로써 지역의 특산품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들이 시판되고 있고 많은 전통주 동호인들도 가양주로 빚어서 즐기는 술이다. 꽃을 더해 만들어지는 약주는 국화주,도화주,연화주,두견주,매화주가 있고 봄꽃부터 겨울에 피는 동백꽃까지 여러가지 꽃을 섞어서 빚은 술은 백화주라고 한다. 꽃을 이용해 술을 빚을 때는 말려서 쓰며 술덧과 혼합하지 않고 맨 아래에 꽃을 깔고 그 위에 술덧의 순서대로 반복하여 맨 위에 꽃을 뿌려주어 마무리한다. 돌복숭꽃을 이용한 도화주는 약간 단맛이 있게 빚는데 술의 당도가 높을 때 향기가 좋기 때문이다. 어제 오전에 전통주모임의 회원 두 분께서 농원을 방문하여 세 그루의 돌복숭나무에서 약 600g의 돌복숭꽃을 따가셔서 오후 ..

벚꽃 만개

며칠 전 이틀 동안 축복처럼 내린 봄비가 대지에 뿌리 내린 꽃나무에 봄기운을 또렷하게 전했는가 보다. 농원 입구의 아름드리 벚나무를 비롯하여 지난 해 강전지를 해준 장대소나무 밑의 벚나무와 연못 옆의 벚나무까지 벚꽃이 만발했다. 매년 누리는 벚꽃 잔치지만 올해는 지난 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가뭄으로 근 두 달동안 스프링쿨러를 가동했고 웃자란 높은 가지들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전지를 하는 정성을 쏟았기에 꽃한송이까지 애착이 안갈 수가 없다. 아침 일찍 동업자와 함께 농원의 이곳저곳을 둘러 보고 농원을 내려오면서 만개된 벚꽃을 다시보아도 작년보다 벚꽃이 더 밝고 크게 보이는 것은 봄볕에 부신 눈의 착시 탓인가, 가슴 가득한 봄바람 탓일까? (오늘부터 시작되는 진해 벚꽃 축제는 4 월 3 일까지 10 일간 ..

진해 군항제

'벚꽃으로 여는 새로운 세상'이란 주제로 열리는 제61회 진해군항제는 3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10 일간 시내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진해군항제의 주요내용은 36만여 그루의 벚꽃 구경이 첫째일 것이고 해군기지와 관련된 이충무공과 해군군악의장 페스티벌 경연이 예정되어있다. 가볼만 한곳의 구경거리로는 1.5 km의 여좌천변과 경화역 철길따라 늘어선 아름드리 벚나무의 벚꽃장관이 볼 만하고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안민고개 십리 벚꽃길도 빼놓을 수 없다. 24일 전야제가 벌어지는 진해 공설운동장에서는 오후 6시부터 해군군악의장대의 경연 시작된다고 한다. 가까운 경화역공원의 벚꽃 상태를 보니 5% 미만의 개화가 이루어 진 것으로 보아 이번 벚꽃 축제기간에는 만발한 벚꽃이 분홍,분홍,그리고 ..

축제와 박람회 2023.03.22

쇼나 갤러리

17년 3 월 27일 성산아트홀 전시장에서 만났던 "영혼의 울림 아프리카 쇼나 조각전"과 관련됩니다. 콰이강의 다리 육지쪽 출입구 인근에서 쇼나 갤러리를 만났다. 6 년만에 경남의 외진 관광지에서 쇼나 조각품이 빼곡이 들어앉은 갤러리를 보고 처음에는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예전에 감명깊게 감상한 작품들이 생각나서 갤러리에 들어섰으나 주인장도 안내인도 없이 작품들만 감상했다. 짐바브웨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쇼나 부족은 돌을 잘 다루는 천부적인 소질이 있어서 작품 구상을 위한 스케치 하나없이 오로지 원석 덩어리를 오랜시간 관찰후 전통도구(정,망치,끌)로 돌 내면의 소리와 형태를 표출해 낸다고 한다. 쇼나 조각은 조각에 사용되는 원석이 지구적인 광역 변성작용이나 열 변성작용으로 인하여 생성된 사문암(뱀 껍질..

동백나무

농원에서 활착한 동백은 잎이나 줄기로 동정하기가 어렵고 대개 꽃 모양이나 꽃 색갈로 구분한다. 게으른 농부는 비단 동백 뿐 아니라 모든 삽목이 가능한 나무를 대상으로 삽목 번식을 시도하는데 전지작업 중 발생한 도장지나 어린 가지로 틈만 나면 녹지삽을 꽂곤 했다. 대표적으로 사철,장미,동백,철쭉, 멀구슬,무궁화 등이 있다. 한편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실생 번식의 방법이 있는데 씨앗을 채종해서 발아시키고 그 묘목을 다시 한번 포기 간격을 넓게 이식한 후 성목으로 자란 동백들도 꽃이 펴야 동정이 가능하다. 농원에는 삽목하거나 씨앗 번식한 동백 9그루가 드디어 명색을 가진 꽃나무가 되었다. 사진1 아파트 단지의 화단에서 모수를 구해 삽목한 동백에서 순분홍의 겹동백꽃이 폈다. 사진2 같은 아파트에서 삽목 번식된..

멧돼지의 힘

의령의 아로니아 밭에서는 매년 겨울과 이른 봄에 걸쳐 멧돼지의 해꼬지로 적지않은 피해를 입어왔다. 멀칭용으로 덮어 둔 폐현수막을 파 엎는다 든가 아로니아 묘목의 뿌리까지 헤집어 넘어뜨려서 고사시키는 피해를 주었다. 오늘 작정하고 그 밭을 순찰(?)하였더니 멀칭재료는 거의 흙 속에 파묻혀 어지럽게 흩어져 있으나 아로니아는 한 포기도 피해를 입지 않고 온전히 건사되고 있어 적지 않게 놀랐다.게다가 잡초들은 뿌리까지 뽑혀서 뒤집혀지거나 포슬포슬한 흙으로 곱게 덮어주기까지 했다. 이러니 멧돼지에게 도리어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작년에 보식한 아로니아 묘목은 뿌리에 맞닿도록 멀칭용 'ㄷ'자형 핀을 뿌리 둘레의 가까이에다가 3~4 개를 박아서 멧돼지가 주둥이로 뿌리 근처의 흙을 파 들어갈 때 통증이 가해 지도록 ..

살구꽃 개화

동네의 여러 주택 담장안에 심겨 진 벚꽃은 이미 만개되어 흐드러졌지만 농원의 벚나무는 분홍색의 꽃망울만 탱탱 부풀어 있고 언제라도 봄비만 푸욱 적셔주기만 하면 이내 꽃잎 터질 태세다. 그런데 이 와중에 살구꽃이 '나도 벚꽃처럼'하면서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이 살구나무는 몇해 전 한 겨울에 고교동창의 얼어붙은 밭고랑을 부실한 삽과 곡괭이로 겨우 3 그루을 굴취해 와서 농원 입구의 밭에 옮겨 심었고 2년 전부터 노란 살구맛을 보고있는 여름 주전부리 나무다. 꽃이 환하게 피고 꿀벌의 날개짓 소리가 요란하니 '올 여름도 싱싱한 살구맛을 볼 수 있겠네'하는데 입 안 가득한 침이 저 넘어로 꿀꺽했다.

온실 비닐 교체

지난 해 9월에 불어닥친 슈퍼태풍 '힌남노'의 강풍으로 온실 천정부위의 비닐이 파손되었지만 곧 겨울이 되고 꽃연 화분도 월동준비에 들어가면 보온이 필요하지 않아 꽃 피는 춘삼월에 마음먹고 비닐을 교체했다. 예전에 농원을 차릴 때의 온실 제작업체에 견적을 받아보니 총교체비용의 2/3가 인건비로 채워져 있고 바로 전의 교체비용의 2배로 껑충 뛰어버렸다. 기존의 비닐을 철거하고 새 비닐을 덮어씌우는 작업이지만 전문기술자 3명이 일사불난하게 움직이니 대략 3시간 정도 걸렸고 비닐을 철거하는 일이 번잡하고 잔손도 많이 가는 일이라서 그 정도 걸린 것 같다. 아침 7시에 출발해서 집에 돌아온 시각은 점심시간이 훌쩍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