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에서 제일 키가 큰 소나무 꼭대기에는 까치 부부가 살고 있다. 이들은 필자가 나무를 심거나 가지치기를 하고 있으면 전봇대나 낮은 가지를 옮겨 다니면서 깍 거리곤 한다. 처음에는 친구처럼 텃새 취급을 해 주면서 서로 교감을 가졌다고 자부를 하면서 지냈는데 작년부터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하였다. 옥수수 씨앗에서 콩, 김장무 씨앗까지 파종만 해 놓으면 까치 두마리가 온 밭을 휘젓고 다니면서 먹어치우거나 장난질하여 농사를 방해하곤 하였다. 달포 전 농원에 이른 봄바람이 사납게 불더니 커다란 까치집이 부서진 채 떨어져 있는가! 소나무 가지가 부러지면서 걸쳐진 까치집까지 바람 피해를 입은 것이다. 그 이후로 까치 두 마리의 행방이 묘연해지고 말았다. 까치소리도 그때부터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부서진 주인없는 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