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삶터,쉼터 337

청솔모와 겨울 철새

며칠 전 농원의 오솔길 바닥에 솔방울 껍질이 어지러 히 널브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언뜻 다람쥐를 생각 내고는 솔방울 꼬투리를 주워 모아 사진을 찍어 두었는데 오늘 보니 시커먼 개체 하나가 연못에서 물을 먹고는 부리나케 소나무를 오르는 놈은 다름 아닌 청설모다. 동작이 어찌나 빠른지 허리춤의 디카를 꺼내기도 전에 이솔 가지에서 저 솔가지로 날아다니듯이 옮겨 다닌다. 날도 저물어 자세한 모습이 찍히지는 않았으나 청설모로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것 같다. 출현 빈도로 보아 토박이임이 분명한데 이놈들은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고 하니 올겨울 내내 동태를 지켜볼 일이다. 농원을 벗어나니 추수가 끝난 빈 들판에는 겨울철새들이 떨어진 알곡을 찾아 날아들고 있다. 이제부터 주남저수지는 본격적인 겨울 철새들의 낙원으로 변한다..

모란(목단)씨앗의 파종

날짜: 2010.08.23 (월) 오늘날씨: 행복지수: 오늘 하루는.. 절기가 처서임에도 불구하고 경남지방에서는 합천이 35.8 도로 최고의 한낮 더위를 경신하였다. 집 앞의 공원에서 줄기차게 울어 젖히는 매미 울음은 절정을 향해 달리는 여름이 아쉬운 듯 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오늘 밤도 역시 열대야로 밤을 설치게 될 거란다. 마당을 들어서면 바로 만나는 화초인 모란(목단)이 까만 씨앗을 터트려서 내뱉고 있다. 결실이 완전한 것은 지름이 거의 1 센티미터나 된다. 문헌을 검색해 보니 씨앗이 결실되고 바로 파종하면 싹을 틔울 수 있으나 시간이 경과되어 씨앗 껍질이 경화되면 별도의 약품처리를 해주어야만 싹이 튼다고 한다. 별도 약품처리의 번거로움이나 약품 구입의 어려움 등으로 바로 파종해 보기로 하였다. ..

황톳집과 취미생활

잘 지은 황톳집이 과수원 근처에 있다 하여 동업자와 함께 방문하였다. 멀리서 보아도 황톳집치고는 꽤 돈이 많이 든 집으로 보인다. 잘 다듬은 잔디밭에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여도 주인장은 내색도 않는다. 아마 집을 지나다 무심코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귀찮아서 별 상관하지 않는 것같았다. 마당에는 작은 세 개의 납 작돌이 반듯하게 놓여 있는데 그중 두 곳에는 호박 말랭이가 봄볕에 온몸을 내맡기고 있다. 굴뚝에서는 강한 기운으로 연기가 내뿜고 있다. 호기심으로 가까이 가보니 전기팬이 장치되어 작동 중이었다. 황토 색감의 그리운 고향에 대한 애틋한 감정과 무심하게 연기를 내뿜고 있는 전기팬. 필자는 잠시 어울리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한편으론 '구둘짱 시공이 잘못되었는가 보네'하고 말았다. 요즘 길을 다니다 ..

쌍전벽해

어제 점심때 동업자와 함께 진줏길에 함안의 옛 소나무밭을 들렀다. 중규모 산업단지 조성으로 미리 짐작은 하였지만 낮은 야산에 울창하던 소나무 숲은 베어 지거나 옮겨 심기느라고 주변 야산에는 나무 한그루 없는 벌거숭이 산이 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바뀐 풍경에 동업자는 단지로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아쉬운 탄식을 연발하다가 마침내 동업자와 둘이서 함께 가꾸던 소나무밭의 언저리에 다다랐을 때에는 한숨으로 변하고 있었다. 우리 밭의 뒷산에 울창하던 대나무 숲도 해체되었고 그 자리에는 야산에서 옮겨진 소나무와 참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아 심겨 있었다. 반송을 키우면서 설치하였던 검은 부직포가 찢겨진 채로 밭 귀퉁이에서 겨울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소나무를 옮긴이들은 굴취의 전문가로 ..

새 온다

지난 일요일에는 다시 주남저수지를 찾았다. 흰 깃털을 가진 큰고니 떼를 위시하여 겨울철새들이 저수지의 얕은 바닥을 헤치면서 먹이활동에 여념이 없다. 갈대로 위장한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사진작가,사진 동호회원들, 습지를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표식 한 시민 환경단체의 회원들이 동장군의 매서운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결같이 렌즈를 조정하거나 뷰파인더를 들여다보고 있다. "새 온다"하는 구령이 누군가가 외치면 사람들의 시선은 사진기에 꽂혀 버린다. '새 온다'하는 말은 '새가 날아 온다'고하는 경상도의 구수한 사투리이다. 일련의 동작들이 해제되고 난 후 필자는 인정이 있어 보이는 사진작가이신 듯한 분에게 여러 가지로 잡담 수준의 이야기를 나누었데 전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진기의 몸체와 망원렌즈, 삼각대를 ..

주남저수지로 날아 온 철새들

가을인지 겨울인지 잘 분간되지 않는 날씨 덕분에 계절감각이 퇴화되어 버린 것 같다. 농촌 들녘에는 가을걷이가 완전히 끝나 텅 비어 버렸다. 이곳 창원의 주남저수지의 근처에는 나지막한 야산 곳곳에 아직까지도 단감이 발갛게 달려있다. 미처 수확을 하지 못하고 갑작스러운 동해피해를 입은 채로 달려 있는 것이다. 주남저수지의 방죽에는 위장복을 걸쳐 입으신 사진 마니아들로 가득하다. 사람들의 머리 위로 바로 날고 있는 오리 떼의 울음소리가 천연스럽고 정감스럽다. 저수지의 안쪽 멀리에서는 하얀 깃털의 고니 떼를 위시한 여러 철새 손님들이 먹이활동으로 부산스럽다. 고니 떼는 올해 유난히 많이 찾아와 다른 개체와 먹이 영역을 다투고 있다고 한다. 사진 몇 장을 소개드린다.

소나무농장

대구광역시에 볼일을 보고 나서 귀갓길은 신대구 고속도로를 귀갓길로 택하였다. 그리고 그 고속도로의 출구지점의 인근에 있는 좌측룡 우백호의 풍수라는 경남 김해시 대동면의 어느 소나무 농장을 둘러보았다. 김해시에 거주하는 고교동창이 품격 있는 조경 소나무를 구경시켜 주겠다며 안내하는 길이다. 농장의 주인장은 마침 출타중이라서 손님끼리 농장의 외곽을 둘러볼 수밖에 없었다. 친구 왈 농장주인은 이십여 년 전에 비닐하우스 농사를 전문으로 하시는 농업인이었으나 김해시청부지 인근의 농지를 수용당하고 이곳에 대토를 하고는 그때부터 소나무 농사와 조경업에 매진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한그루에 기백만원에서 부터 부르는 게 값이라는 수억 원짜리 소나무를 수도 없이 가꾸고 있다 한다. 전문 조경기술자를 여러 명 상시 고용하여 ..

분재꼴 조경수-소나무

경남 창원시 대산면을 지나가다 우량농지의 한켠에서 잘 다듬고 있는 분재꼴 소나무밭을 보고서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몇장면을 디카에 담았다. 주인장은 조경의 전문가로 보이는 솜씨를 고스란히 소나무가지와 잎에 녹여 들게 하고 있었다. 소나무 조경기술의 초보자인 필자는 소나무마다 발휘된 조경기술을 카메라에 담기가 바빴다. 전체 장면은 사진으로 편집하고 나머지 상세 사진들은 파이로 편집하여 게시하고자 하며 관심이 있는 블로거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소나무 농원

2년 전 경남 진주시 대곡면 일대를 통과하면서 우연히 본 입간판을 보고 차를 세우고는 반송 소나무밭을 촬영해 둔 자료를 찾아보았다. 다행히 2007년도 사진 창고에서 쉽게 입간판 사진을 찾아서 전화번호를 메모한 지가 달포를 넘겨 밀린 숙제가 되어버린지가 작년의 일이었다. 입춘을 며칠 앞두고 밀린 숙제를 끝내기 위하여 나 홀로 여행길을 나섰다. 사진1 2년 전에 기록해 둔 경남 대곡면의 소나무 농원 입간판 전경. 07.6,5. 촬영 사진 2 농원 전경 일부. 전문가의 손길이 남달랐던 기억이 새롭다. 07.6.5. 촬영 사진 3 함안군에 소재하는 필자의 2년 전 소나무밭 일부 모습. 07.6.5. 촬영 어설픈 초보 농사꾼의 실력과는 차이가 뚜렷한 소나무의 자태로 필자는 호기심을 갖고 몇 컷의 사진을 자료로 ..

그리운 하동역

그리운 하동역! 그리운 것이 어째서 시골의 역사(驛舍)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되씹고 곱씹어 보았지만 비록 생명이 없는 것이라고 해도 필자에게는 그리운 것의 하나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은 분명하였다. 십여 년 전 숙소에서 외톨이로 생활하다가 일주일 만에 가정이 있는 창원으로 퇴근하는 주말부부로 생활하기를 2년 남짓하였다. 토요일 오후 우등 열차를 타면 으레 들을 수 있는 시골 아낙네의 투박한 시끄러운 사투리가 그리운 것일까? 아니면 사월의 벚꽃 계절에 기차 차창으로 우수수 떨어지곤 하는 꽃비의 낭만이 그리운 것일까? 이도 아니면 한여름의 나른하고 지루한 역 휴게실에서 무료하게 돌고 있는 낡은 선풍기의 느릿한 날개소리-또는 기차를 기다리며 깜박깜박 고개를 떨구고 있는 이들을 졸음의 늪에 깊숙이 빠트리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