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농원의 오솔길 바닥에 솔방울 껍질이 어지러 히 널브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언뜻 다람쥐를 생각 내고는 솔방울 꼬투리를 주워 모아 사진을 찍어 두었는데 오늘 보니 시커먼 개체 하나가 연못에서 물을 먹고는 부리나케 소나무를 오르는 놈은 다름 아닌 청설모다. 동작이 어찌나 빠른지 허리춤의 디카를 꺼내기도 전에 이솔 가지에서 저 솔가지로 날아다니듯이 옮겨 다닌다. 날도 저물어 자세한 모습이 찍히지는 않았으나 청설모로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것 같다. 출현 빈도로 보아 토박이임이 분명한데 이놈들은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고 하니 올겨울 내내 동태를 지켜볼 일이다. 농원을 벗어나니 추수가 끝난 빈 들판에는 겨울철새들이 떨어진 알곡을 찾아 날아들고 있다. 이제부터 주남저수지는 본격적인 겨울 철새들의 낙원으로 변한다..